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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술값으로 따귀 때리며 '이걸로 퉁치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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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술값으로 따귀 때리며 '이걸로 퉁치자' 했다" 양진호 회장 3차 공판, 공익신고자 A씨 증인으로 출석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 A씨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양 회장 변호인은 A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며, 그가 경찰과 언론 등에 제출한 증거들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리적 대응보다는 제보자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른바 '물타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29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공익신고자 A씨는 자신이 목격한, 그리고 직접 겪은 양 회장의 강요행위와 동물학대 등을 진술했다. 이날 A씨는 양 회장과의 접촉을 차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 양 회장과 대면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됐다.

A씨 "퇴사자도 재산 압류 방식 등으로 끊임없이 괴롭혔다"

A씨는 양 회장의 갑질 및 강요행위 관련해서 "2012년 10월경, 내 앞에서 양 회장이 계열사 대표 따귀를 세게 때린 적이 있다"며 "당시 계열사 대표의 술값이 밀렸다며 술집 직원이 회사로 술값을 받으러 왔는데, 이를 양 회장이 물어주고는 분이 안 풀렸는지 계열사 대표를 불러서는 내 앞에서 따귀를 세게 때리더니 '이걸로 퉁치자'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퇴사한 직원에게도 갑질을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퇴사한 직원을 괴롭히기 위해서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재산을 압류하는 방식 등으로 끊임없이 괴롭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언론에 보도된 퇴사 직원 폭행 동영상 관련해서도 "그런 것을 양 회장은 공개적으로 했다"며 "공개적으로 응징해야 다른 직원이 감히 반기를 들지 못하고 복종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라며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고 진술했다.

▲양진호 회장.

A씨 "백숙으로 먹이려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A씨는 언론에 보도된 닭을 활과 일본도 등으로 죽이는 영상 관련, 당시 현장에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양 회장이 내게 제일 먼저 활을 주면서 닭을 쏴 죽이라고 지시했다"며 "내가 활시위를 당겨 닭을 맞추지 못하니, 바로 내 밑 직원들에게 똑같이 시켰다"고 진술했다.

A씨는 당시 양 회장이 닭에게 활을 쏘라고 지시한 이유를 두고 "양 회장은 당시 닭이 수컷 두 마리가 있고, 암컷이 하나 있는데, 수컷이 암컷을 번갈아 가며 강간을 하고 있다며 수탉을 죽이라고 지시했다"며 닭을 쏘라고 지시한 이유가 엽기적이었음을 밝혔다.

양 회장 측이 이전 재판에서 당시 닭을 직원들에게 백숙으로 먹이려 했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 A씨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A씨는 "실제 백숙으로 먹이려 했다면, 관리인을 시켜 닭을 잡았으면 됐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직원들에게 직접 활을 쏘게 하고 목을 따게 해서, 직접 죽인 닭을 백숙으로 먹이게 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양 회장 회사에서 그런 강요 및 갑질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회사를 떠나지 못한 이유를 두고 "신용불량자에 전과도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다른 곳에 취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여기를 그만두면 어려울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며 "과거에도 가족들을 힘들게 했기에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잘리면, 집에 돈을 가져다주지 못하기에 견뎠다"고 밝혔다.

양진호 "A씨는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양 회장 변호인은 A씨가 진술한 내용은 물론, 그간 A씨가 경찰과 언론 등에 제출한 영상 및 자료에 의혹을 제기했다. 양 회장 변호인은 관련해서 "양 회장의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도난당한 상태에서 편집본으로 (증거들이) 제출되었고, 원본으로는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원본)를 A씨가 가지고 있으면서 변호인과 전문가를 통해서 포렌식을 한 뒤, 부분 발췌해서 언론 등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 변호인은 "검찰도 관련해서 원본이 아닌 편집본만 가지고 있다"며 "A씨에게 (증거를 어떻게 입수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A씨가 경찰과 언론 등에 제출한 증거들은 양 회장이 도난당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나온 것들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A씨가 제출한 증거들은 불법으로 입수한 증거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A씨는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양 회장 변호인은 A씨에게 "양 회장 허락을 받지 않고 (양 회장의) 컴퓨터 두 대, 휴대전화 세 개를 가지고 나갔느냐"고 묻자, A씨는 "그런 장비를 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 양 회장은 A씨 진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A씨는 팩트를 다 꼬아 놓았다"며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회장은 "과장돼 있고, 의도적으로 위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한 말이 피고인(양 회장)이 한 말과 다를 수 있다"면서 "그렇다면 다른 자료를 제시하면서 A씨가 거짓 진술한 것을 재판부에 밝히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방식은 반대 신문 등 법에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피고인 주장을 계속 A씨에게 되풀이하는 방식이 될 듯하기에 신문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증인 신문을 종료했다.

다음 재판은 6월 3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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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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