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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희망으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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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희망으로 거듭나길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끝> 연재를 마치며
공부에 찌들고 지친 상처투성이 학생들이 안쓰럽고
득실 따져보지 않고 사교육 강요하는 학부모님들이 안타까워
"이건 아니잖아!"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신음처럼 쏟아졌다.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을 뿐 공부는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책상 앞에서 자다 깨다 반복하면서 시계만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강의 듣는 일을 공부라고 착각하는 아이들에게
책과 노트에만 적을 뿐 머릿속에는 적을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공부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고
생각 없이 남 따라서 기계처럼 사교육 시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비싼 과외선생 만나기만 하면 공부 잘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님들에게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인터넷강의 시청하는 일을 공부라고 착각하는 부모님들에게
도움 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가슴 두드리고 눈물 훔치면서 글자판 두드렸다.
학습의 '습'이 '익힐 습(習)'임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학문의 '문'이 '물을 문(問)'임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생각하기를 귀찮아하는 아이들에게
어쩌다 생긴 의문조차 해결할 의지 없는 아이들에게
배우면 알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르쳐주기만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질문할 생각조차, 질문에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앞 내다보지 못하고 뒤돌아볼 여유조차 가지지 못한 채
옆만 보면서, 다른 사람 하는 것 따라 하기 바쁜 부모님들에게
남 따라하면서 불안감 벗어던지는 것만 목적 삼는 부모님들에게
사교육에 맡겨놓고선 최선 다하였노라 큰소리치는 부모님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썼다 지우고 지웠다가 쓰기를 반복하였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에게 같은 내용의 강의를 들었음에도
학생 개개인의 실력에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근거로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지 선생님이 시켜줄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주고 싶었고
강의는 열심히 들었지만 시험공부 하지 않으면
시험공부 한 후 받은 점수의 40%도 나오지 않음을 근거로
공부는 책으로 혼자서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전체가 떠들썩하도록 크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의사 결정을 다수결로 하는 것은 옳지만
다수의 의견이 꼭 옳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이웃 사람 시장에 간다고 지게 지고 시장에 따라가지 마시라고,
모두들 "예" 한다 하여 덩달아 "예" 하지 마시라 부탁하고 싶었으며
아이들을 행복의 길로 인도해준다면서 오히려
불행의 길로 인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라 말해주고 싶었다.

공부 못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중1까지는 공부 않고 마음껏 놀아도 괜찮다는.
수학 영어 국어 공부에 목매지 않아도 괜찮다는,
공부 잘하기 위해서도 독서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대학입시가 인생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는,
대학입시 공부보다 대학에서의 공부가 중요하다는, 아니
대학 졸업 이후의 공부가 더더욱 중요하다는,
현재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사실
많이많이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옳다.
지나친 것은 하지 않음만 못하다.
교각살우(矯角殺牛)도 옳다.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나쁜 결과 가져온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은 더더욱 옳다.
혼자서 읽고 또 읽으면서 탐구하면 못 쌓을 지식 없다.
그리고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는 진리다.
배우고 익히는 일은 정말정말 즐거운 일이다.
어설픈 생각이지만, 이 어설픈 생각을 재료 삼아
더 멋진 담론들 만들어져서 대한민국 교육에 변화가 생기면 좋겠고
학생들,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함께 모여 고민하고 토론함으로
올바른 길 찾고 그 길로 나아가게 된다면 좋겠다.
새 길 만들어 갈 수 있는 용기 가질 수 있으면 참 좋겠고
교육 때문에 불행한 사회, 여기서 작별한 다음
교육으로 행복한 사회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

부족한 원고, 중언부언한 원고,
연재 허락해준 <프레시안>에
편집에 애써주신 이대희 기자님께
읽어주시고 박수 보내주신 모든 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019.6.26
권 승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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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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