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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교사 탓한 교장 "안 쳐다보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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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교사 탓한 교장 "안 쳐다보면 되지..." [영남공고, 조폭인가 학교인가] 가해지와의 분리 거부한 영남공고

영남공업고등학교가 성추행 피해 교사가 요구한 '가해자와의 분리'를 거부했다.

장상교 영남공고 교장은 피해자에게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는 과하다" "(피해자가) 회의 중에 (가해자를) 안 쳐다 보면 되는 거 아니냐"는 식의 '2차 가해'에 가까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성고충심의위원회도 구성원 절반 이상이 허선윤 전 이사장 최측근으로 채워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10월 10일 자 '기간제 여교사 성추행하고도 '바다 보러 갈래요?'' 기사에서 영남공고 행정실장의 기간제 여교사 성추행 사건을 다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기간제 여교사 성추행하고도 '바다 보러 갈래요?')

임OO 영남공고 행정실장은 기간제 여성 교사에게 약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기습적으로 볼에 입맞춤을 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해왔다.

기혼 남성인 그는 기간제 여성 교사에게 "당신을 생각하는 나(윙크 이모티콘)" "저녁에 바다 보러 가자"는 등의 불쾌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피해자인 기간제 여성 교사 A씨는 10월 11일 교내 성고충위원회에 사건 조사를 정식으로 신청했다.

같은 날, 성고충위원회 담당자인 김OO 영남공고 학생부장교사는 대구교육청 면담을 거쳐 '학교내 성희롱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숙지했다. 이에 따라 김OO 부장은 가해자에게 피해자를 향한 연락 및 접근 금지 조치를 취하고, 이를 대구교육청에 보고했다.

피해 교사 A씨는 14일 가해자–피해자 분리조치를 정식으로 요구하기 위해 학교장인 장상교 교장을 찾아갔다. A씨는 행정실장의 결재를 받을 때나, 전체 직원회의 중에 가해자를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10일에도 A씨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서를 장상교 교장에게 제출했다.

남녀고용법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4항에 따라 피해자는 학교장(사업주)에게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교육부가 배포한 '학교내 성희롱 성폭력 대응 매뉴얼'에도, 초기 대응 단계에서 필요시 가해 교직원의 긴급격리조치가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다.

▲ 영남공고 장상교 교장(당시 교감)이 이진련 대구시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민
하지만 장상교 교장은 "행정실과 교무실이 다른 공간에 있기 때문에 분리조치는 과하다고 본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했다. 피해 교사 A씨가 학교장에게 제출한 요구서도 되돌려줬다.

피해 교사 A씨가 “피해자 보호 조치 차원에서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다시 요청해도, 그는 “사건 조사 후에 사실인 게 밝혀지면, 그때 가해자–피해자 분리조치를 취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는 피해 교사를 향해 별거 아닌 일에 호들갑이라는 듯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행정실장이 결재 직인 찍을 일이 있다고 사람을 분리조치 해야 한다는 건가? 직원회의 중에 (피해 교사가 가해자를) 안 쳐다보면 될 거 아이가?"

이어 그는 학교장으로서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기 보다는, 되레 피해자에게 “그 방법을 말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성고충심의위원회 구성원도 허선윤 전 이사장 최측근으로 다수 채워졌다. 성고충심의위원회 구성은 학교장 담당이다.

가해자 임OO 행정실장은 학교 행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허선윤 전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사건 조치 결정을 담당하는데, 위원은 총 6명으로 구성된다. 영남공고의 경우 성폭력 관련 외부 전문가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일반 교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허선윤 전 이사장 최측근이다.

성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인 김OO 체육부장 교사는 카누 체육특기생 성적조작 핵심 주도자다. 현재는 교감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교사위원인 이OO 교무기획부장 교사는 프라이팬 강매 핵심 실행자다.

영남공고 측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피해 교사 A씨는 현재까지도 가해자인 임OO 행정실장을 학교에서 마주치고 있다.

임 실장은 14일 오전 8시 20분경에 열린 전체 직원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피해 교사가 있는 교무실에서 행정업무 관련 안내 발표까지 했다.

피해 교사 A씨는 "피해자로서 학교장에게 보호 조치 요청을 했는데, 별일 아니라는 식의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면서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를 다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영남공고 장상교 교장과 교사, 행정실 직원들. 이 안에는 성추행 가해자, 프라이팬 강매 책임자, 성적조작 책임자, 술접대 받은 김규욱 전 대구교육청 장학관의 아들이 있다. ⓒ셜록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도 "회의 시간이나 결재를 올릴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주치는 일도 분리조치가 안된 게 맞다"면서 "영남공고 담당자에게 분리조치에 대해 다시 안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요구를 거부한 장상교 교장은 취재진에게 "교육청 장학사 의견도 있고 하여 임OO 실장의 직원회의 참석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게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교내 성고충위원회 담당자인 김OO 학생부장교사는 학교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걸 인정하며 "교육청에 가해자–피해자 분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본 후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은희 대구시교육청 교육감은 14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남공고 행정실장의 기간제 여교사 성추행 사건에 대해 "추가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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