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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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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은 없다 [기고] 인종주의 잔재 극복해야
최근 국내에서 성소수자와 관련해 대학입학 포기, 군 강제 전역 등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좀 더 넓고 과학적인 시각에서 점검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전체 인류의 생성과 유전 등 인간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면서 남녀 문제, 그리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아래와 같은 목차로 살펴보고자 한다.

1. 70억 인류는 조상이 하나, 한 지붕 한 가족
2. 인종(race)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남녀는 화성이나 금성에서 온 존재가 아니며 두뇌 구조도 별 차이가 없다
4.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5. 동성애는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수단의 하나다
6. 동성애 합법화 조치이후 성적 소수자 자살 시도 14% 감소
7. 인간의 잠재력이 개척할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의 명과 암

2. 인종은 없다

인종은 인류를 생물학적으로 구분할 때, 공통의 선조를 가지고 있어서 신체상의 유전학적인 제반 특징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일컬어진다. 우리는 흔히 지구상에는 여러 인종, 즉 그 조상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실재하는 것처럼 여긴다. 백인종, 흑인종, 황인종과 같은 분류가 대표적이다. 인종은 이처럼 육체적 특징이 유사하거나 확실하고 문화적 행위도 동일하면서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민족에 속할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종은 19세기부터 생물학적인 차이나 육체적 행동 특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인류학자나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적인 분류로서 인종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사회적 또는 주관적으로 내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결론을 내린지 오래다. 인종을 분류하는 것은 인간을 유적학적 차이로 이해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en.wikipedia.org/wiki/Race_(human_categorization).

특히 현존 인류의 조상이 하나라는 고고생태학적 연구결과가 정설로 굳어지면서 피부색이나 신체적 특징으로 구분하는 ‘인종’이라는 말조차 사라져야 한다는 강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종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유래는 비과학적인 사고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서구의 비서구 지역 침략을 합리화하는 수단의 하나로 악용됐다. 유전학적인 연구 결과 피부색은 급속히 변화가 가능함이 드러났다. 환경적 요인과 함께 1백 세대 또는 2500년의 기간이면 피부색은 달라짐이 확인됐다.

인종이라는 용어는 16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되어 19세기 초까지 주로 유럽 국가들이 식민지 침략을 하면서 자신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했다. 유럽은 18세기 이래 인류는 각 대륙에서 다수의 서로 다른 조상에서 태어나 진화했다는 인류 다원 발생설을 신봉했다.

이에 따라 각 대륙의 인종을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로 분류하거나 코카서스, 몽고, 에티오피아, 아메리카 인디안, 말레이 인종 등으로 나누기도 했다. 각 대륙의 인류는 조상이 서로 다르다는 이 학설은 미국 독립전쟁 시기에 유럽 대륙을 휩쓸었다. 식민지의 주민들을 백인과는 다른 인종으로 구분하면서 수탈과 탄압 등을 일삼았다. 오늘날에도 인종청소라는 말이 정치, 보도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인종주의는 사람의 생물학적, 생리학적 특징에 따라 인종을 구별하는 사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고대로부터 존재했으며 특정 인종으로 규정될 경우 편견, 차별, 고정관념의 근거가 되었다. 이는 사회적 행동이나 관습, 정치 제도 등에 나타났으며 오늘날에도 광범위한 지역에서 그 잔재가 남아있다.

인종주의의 사상은 나치 독일 세계관의 기초를 이루었고, 20세기의 파시즘 사상으로 이어진다. 나치는 아리안 인종이 최상의 인종이라며 열등 인종으로 낙인찍은 유대인 등을 조직적으로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흑인을 차별하는 정책이 강행되었지만 세계적인 규탄 속에 종식되었다.

인종주의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인종에 바탕을 둔 자료 수집이나 보관 등을 법으로 금지한다. 미국에서도 인종적 특성을 부각하는 표현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미국 정부 당국 등이 인종이라고 쓸 경우는 생물학적인 특징보다도 외모 등의 차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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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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