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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조 규모 추경 마련…국회 통과는 험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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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조 규모 추경 마련…국회 통과는 험난할 듯 실질 규모 7조 원 정도…"부족하다" "빚만 는다" 공세 넘어야
박근혜 정부가 예고됐던 추경을 단행했다. 경제성장률을 조기에 끌어올려, 정권 초기 경기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16일 정부는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17조3000억 원을 투입하고, 이와 별도로 국회 의결 없이 증액이 가능한 기금 지출 증액분 2조 원도 푸는 등 모두 19조3000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번 추경안은 18일 국회에 제출된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예산 편성을 논의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실질 추경 규모는 7조 원대…지방정부 세수 메우기 등에 활용

외형상으로만 보면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 편성한 28조4000억 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그러나 당초 추경안은 예상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데 따라 변동된 국세 수입 감소분 6조 원과 산업은행·기업은행 지분 매각 지연에 따라 발생한 세외 수입 감소분 6조 원 등 줄어드는 세입 12조 원을 메우기 위해 작성됐다.

따라서 순수한 세출 확대분은 기금 증액분을 포함해 7조3000억 원 규모다. 이 중 40%가량인 3조 원은 부동산 활성화와 일자리 확충,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투입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국민주택기금 1조 원 출자 등 서민 주거 안정 1조4000억 원 △일자리 창출 4000억 원 △저소득층·취약 계층 지원 3000억 원 등이다.

경찰관과 사회 복지 전담 공무원 등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 4000개를 늘리는 것을 포함해 사회 서비스와 저소득층·노인·장애인에게 특화한 일자리 5만 개를 새로 만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예산을 투입한 직접 일자리 1만5000개, 추경에 따른 간접 일자리 2만5000개 등 총 4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중소기업과 수출 기업 지원에 1조3000억 원이 배정됐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출연과 무역보험기금·수출입은행 출자 등을 통해 지원되는 금융 지원금 규모는 총 10조5000억 원 수준이다.

나머지 40% 수준인 3조 원은 지난 4.1 부동산 대책에서 나온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지방세수 보전 등 지방정부 재정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쓰인다. 즉, 추경의 상당 부분이 4.1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예상되는 지방세 부족을 메우기 위한 국세 투입으로 활용된다.

주택 구입과 전세 자금 융자에 4000억 원을 투입하고 전세임대주택 8000호 추가 공급에 6000억 원, 보금자리론 확대를 위한 주택금융공사 출자에 1000억 원을 각각 증액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면제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 보전을 위해서는 3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번 추경안 편성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많은 말씀들을 하시게 될 텐데, 추경이 제때 확정되지 않아 시기를 놓친다면 마중물 효과를 거두기 어려움은 물론 아까운 재정만 낭비하는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며 "추경과 주택 시장 안정화 대책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추경을 마중물로 해 민간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정부 재정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 효과, 즉 조기 재정 투입에 따라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국회의 협조를 부탁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안의 내용을 밝히는 자리에서 이번 추경이 경제성장률 0.3%포인트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성장률 2.3%를 한국은행의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인 2.6%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부분 국채 발행해 조달…나라 빚 또 증가

그러나 이번 추경으로 인해 당장 나라 빚이 크게 증가하게 됐다. 전체 추경분 중 91.3%인 15조8000억 원을 국고채 발행으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잉여금 2000억 원, 세출 감액 3000억 원, 세계잉여금 3000억 원과 기금 자체 조달 등을 통해 나머지를 메운다.

이에 따라 당초 464조6000억 원으로 예상된 올해 국가 채무는 480조4000억 원으로 껑충 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은 34.3%에서 36.2%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2003년 165조8000억 원이던 국가 채무는 10년 만에 3배로 늘어나게 됐다.

나라 빚이 커지면 그만큼 후세대에게 큰 부담이 된다. 그러나 이번 추경의 대부분이 젊은 세대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동산 대책 등에 쓰임에 따라,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은 야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변재일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추경이 세입 보전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뜻을 밝혔다.

변 정책위의장은 "전체 추경안 중 세입 보전용이 12조 원이고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세출 증대용은 5조3000억 원에 불과하다"며 "5조3000억 원 중에서도 4.1 부동산 대책 지원에 1조4000억 원, 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세수 보존에 1조 원이 들어가면 실질적 예산은 2조9000억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고민은 현 부총리의 브리핑 발언에서도 묻어난다. 현 부총리는 "추경 규모가 크면 클수록 시장 영향은 크겠지만, 재정 건전화를 도외시할 수 없다"며 "정책 조합을 보면 그 규모는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데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추경 규모가 예상되는 저조한 경제성장률 규모에 비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경을 발표하고서도 안팎의 비판에 시달릴 우려가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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