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나는 왜 부시를 만나려 하는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나는 왜 부시를 만나려 하는가" <신디 쉬한의 외침> "전쟁 끝낼 때까지 반전운동은 계속된다"
다음은 지난 6일부터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이라크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신디 쉬한의 '위선자들, 거짓말쟁이들(Hypocrites and Liars)'의 번역문이다. 지난해 4월 이라크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쉬한은 이 글에서 부시 대통령을 향해 거짓과 탐욕에서 시작된 이라크전쟁을 끝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부시의 휴가지인 크로포드 목장 인근에서 시작된 쉬한의 반전평화 농성에는 현재 100여 명의 평화운동가들이 동참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1000여 회의 철야농성시위가 열리는 등 미국 반전평화운동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쉬한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친정어머니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캘리포니아로 돌아갔으며 수일내 연좌농성에 복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원문은 www.commondreams.org/views05/0820-30.htm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위선자들, 거짓말쟁이들(Hypocrites and Liars)'**

언론들은 틀렸다. 이곳 캠프 케이시에 와서 언론과의 인터뷰나 여러 행사들을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 어떤 말을 하라고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그들이 내 말을 듣고 있다. 나는 진실만을, 그것도 아주 강력하게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언제나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쟁이라고, 위선자는 위선자라고 말해 왔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갖기 위해서는 내 말씨를 순화해야 한다는 충고를 요즘 많이 듣고 있다.

캠프 케이시의 내 동지들은 왜 자신들이 이곳에 와 있다고 생각하는가? 2005년 8월 6일의 그 조그만 행동에서 어찌하여 그토록 거대한 운동이 일어났는가?

캠프 케이시 현상을 분석할 만큼 내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나는 그저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250번의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 사실을 믿는다. 매일 밤 나는 목이 쉰 채 자리에 누웠다. "대통령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 생각이냐?" "대통령이 정말로 당신을 만나러 올 것으로 생각하느냐?" 따위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나는 진짜 지쳐버렸다. 어쨌거나 친정어머니가 몸져누우신 탓에 이제 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내가 텍사스 크로포드에서 열어젖힌 (거대한 저수지의) 수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됐다.

나는 방금 한 웹사이트(LewRockwell.com)에서 나의 초상화를 그렸던 화가 로버트 쉐털리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은 진실을 찾기 위한, 어쩌면 실패할지도 모를 여정을 위해 부시의 텍사스 목장으로 떠나기 전날 밤 열린 '평화를 바라는 재향군인회 모임'에서 내가 했던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이메일을 받았는데 이렇게 써 있더군요. '신디, 당신의 그 거친 입을 너무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라크전쟁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상처 받은 사람들이 있다, 운운"

내가 뭐라고 말해줬는지 알아? '뭐라고? 이런 젠장, 내가 뭐라고 말했을까? 세상에, 아직도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뭉개고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당신이 부시 편이고 전쟁에 찬성한다면 당장 이라크로 가서 고향에 돌아오고 싶은 병사들을 대신해 싸우면 될 것이고, 그와 달리 전쟁에 반대하고 부시에 반대한다면 당당하게 일어서서 자기 생각을 말하면 되잖아."

캠프 케이시 기적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인,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분노와 울분을 표출할 길이 없던 미국 시민들은 지금 당장 크로포드로 달려와서 부시 휴가기간 내내 반전시위를 하겠다고 다짐한 우리들 대열에 합류하면 된다. 만약 이곳까지 오기가 어렵다면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철야농성시위에 참석하거나, 자기 지역의 의원과 신문들에 편지를 써 보내면 된다. 지금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은 자신의 고향마을에 '캠프 케이시 현지 지부'를 만들고 있으며, 이곳 캠프 케이시에 있는 우리들에게 꽃과 격려편지와 선물과 기부금 등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이런 지원을 진정 고맙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평화를 바라는 미국인들이 진정 고마워 해야 할 것은 드디어 우리에게도 할 일이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

한 가지 그동안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 최근에 와서야 알게 된 것이 있으니 그것은 전쟁을 지지하고 부시를 지지하는 사람들, 즉 제국주의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탐욕을 위한 부시의 전쟁에 기꺼이 동참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평화추구파들은 평화와 정의의 전사가 되기 위해 몸소 몸을 일으켜 이곳까지 왔다. 그런데 전쟁지지파들은 다 어디 갔단 말인가? 이곳에서도 하루에 두어 명씩 반평화파 사람들을 볼 수는 있다. 그들은 길 건너편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를 연상시키는 팻말들을 들고 서 있다. 하지만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유를 위해 자기 돈을 내놓은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이들이 자유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거나 자신의 피붙이들을 전장에 보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이들에게 요구한다. 지금 당장 이라크로 가라고. 대신 그곳의 우리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려보내라고. 벌써 3번째, 4번째 이라크에 파견됐을지도 모를 우리 군인들, 자신의 임무를 당당하고 사심 없이 수행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사실상 이라크에서 인질이 돼가고 있다. 권력에 굶주린 미친 위선자들, 자기 새끼들은 결코 전장에 내보내지 않은 유구한 전통을 가진 지배권력층에 의해서 말이다.

주류언론은 2주일 전 내가 이 환장할 정도로 뜨거운 크로포드에 온 것, 그리하여 국민적 관심을 끌게 된 것 등을 모두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나는 이미 1년 전부터 의회 상임위원회 앞에서 쓰고 말하고 증언했으며, 의회에 대해 로비를 벌였고, 수많은 인터뷰를 해 오고 있다. 나는 이미 진보적이고 평화를 지향하는 공동체 안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으며, 캘리포니아를 떠나 이곳에 오기 전에도 수많은 지지자가 있었다. 그들은 내가 어떤 타협도 거부하고 오로지 이 전쟁의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를 지지한 것이다. 나는 당당하게 일어서서 이렇게 말한다.

"내 아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을 위해 죽었다. 조지 부시와 그의 악의 일당, 그리고 그들의 무책임한 정책이 내 아들을 죽였다. 내 아들은 아무런 현실적 근거도 없는 전쟁에 보내졌고 그것 때문에 죽었다."

나는 결코 "제발..." "고맙습니다" 따위의 말은 하지 않는다. 나는 부시가 애용하는 '애국적 수사'와 같은 미지근한 표현은 결코 사용하지 않는다. 내 아들은 '거짓말(LIES)' 때문에 죽었다고 나는 말한다. 조지 부시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고,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고 알카에다와도 아무런 연계가 없었다는 사실을 부시가 알고 있었다는 점은 영국 총리실의 2002년 7월 23일자 메모가 잘 말해준다. 부시는 거짓말을 했고(LIED), 나아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LYING) 사실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고 나는 믿는다. 당시엔 그는 애국적 수사를 사용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부시는 거짓말을 했고 우리로 하여금 있지도 않은 유령들 때문에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이제 부시는 이라크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기 위해 애국적 수사를 사용하고 있다. 그 애국적 수사란 탐욕에 바탕을 둔 것이며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나는 우파 사람들과 이른바 '공정하며 균형 잡힌' 주류언론들에 의해 사악한 사람으로 매도당하고 진흙탕에 내던져졌다. 이들은 진실을 두려워하며, 자신이 겪은 진실을 말함으로써 진실 전체를 드러내려는 사람들과 대면하지 못한다. 조지 부시가 말했거나 말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감시와 비판의 눈길을 주지 않았던 이들은 이제 와서 나의 발언들을 왜곡하고 비방하면서, 한 치의 허점이라도 찾아내기 위해 눈알을 부라리고 있다. 부시나 매클랠런(백악관 대변인)에게 언제 신디 쉬한과 만날 것이냐고 물어보는 대신에 마땅히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우리 젊은이들이 이라크에서 싸우고, 죽고, 죽여야 하는가? 우리 젊은이들을 이라크에 보내는 대의명분은 무엇인가? 당신은 이라크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당신은 왜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들에게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고, 알카에다과 연계돼 있다고 말했는가? 왜 우리들에게 거짓말을 했는가? 왜 미국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는가? 왜 전세계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가? 당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아직도 우리 자식들이 매일매일 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 부시 당신은 임무가 뭣인지도 모르면서, 당신의 카우보이 셔츠를 갈아입듯이 그 임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면서 허구한 날 '임무 완료'란 말만 외치고 있는가?"

캠프 케이시 운동은 성장, 번창하고 있으며 모든 공격들로부터 살아남았다. 왜냐하면 이제 미국은 거짓말쟁이들과 위선자들에게 신물 날 정도로 질렸으며 내가 감연히 일어나 처음으로 제기한 질문, 그 어려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부시가 감당해야 할 과제이지만 그는 비참할 정도로 이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지 부시와 그의 보좌관들은 나를 '잘못 과소평가'했다. 나에게 겁을 주어 내가 부시의 대답을 듣기 전에, 또는 8월말 이전에 나를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중대한 오판이다.

나에 대한 그들의 공격을 모두 감당할 자신이 내게는 있다. 그로 인해 이 전쟁을 1분이라도 빨리 끝낼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감당할 가치가 있다. 부시와 그 일당은 미국의 모든 어머니들을 아주 심각하게 '잘못 과소평가'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캠프 케이시 운동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실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우리 병사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조지 부시가 그 일을 해낼 때까지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번역: 박인규>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