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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례대표들…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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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례대표들…누구냐, 넌! '갈지자' 행적에, 당선 후 '두문불출'도
4·9 총선에서 당선된 각 당 비례대표 당선자 54명 중 일부 '석연찮은' 인사들의 행적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당의 색채와 전혀 맞지 않는 행적을 가진 인사가 떡하니 선순위를 안배 받아 당선이 되는가 하면, 당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비례 1번'이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그를 추천한 당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직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통로로 마련된 비례대표 추천이 세력 간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되면서부터 이 같은 논란은 예견됐던 일이다.

국민회의→민주국민당→열린우리당, 이제는 '새 정치'?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2번 이한정 당선자는 문국현 대표가 내세우는 '새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력의 소유자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한국사회청소년문화연맹 총장 혹은 5·18 민주화부상자회 상임고문이란 현직 외에도, 전(前) 자유총연맹 부총재, 전 열린우리당 정책위부의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이 중 자유총연맹은 '반공활동에 대한 지도와 반공자료의 조사 및 연구, 반공사상의 선전'을 주 업무로 하는 대표적 수구단체다.

또 하나의 대표 직함인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은 정체가 모호한 직제다. 균발위 한 고위관계자는 "균발위 전문위원은 있어도 상임위원이란 직함은 처음 들어본다"고 확인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선 고(故) 김윤환 대표가 창당한 민주국민당 후보로 경기도 이천 지역에 출마하기도 했다. 당초 국민회의 소속이었지만 공천이 여의치 않자 탈당 후 민국당으로 출마했다.

2000년 4월 7일자 <한겨레>는 출마자들의 전과를 분석한 기사에서 "특히 이한정(경기 이천) 민국당 후보는 사기 2건과 공갈로 '전과 3관왕'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75년 사기죄로 징역 10월을 선고 받은 것을 비롯해 1978년에도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며 1981년에는 공갈죄로 징역 10월을 받은 기록이 제출됐다. 총선 직후에는 고교졸업증 위조 및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 ⓒ프레시안

이 같은 경력 탓에 당 내에서도 이 당선자의 공천에 대한 불만여론이 존재했으나 후보등록 마감 직전에야 비례대표 명단이 완성되는 등 내부 논의가 원활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선자가 당과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전과기록이 삭제돼 있기도 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10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몇 번 잘못된 일로 전과가 생겼지만 2000년 사면·복권돼 이제는 기록도 남지 않은 일"이라며 "지난 30년 간 청소년 계도와 문화 함양 사업에 애써 왔고 국회에 들어가서도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성실히 의정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락조차 안 닿는 '당의 얼굴'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는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의 인물'이다. 1977년 생 '최연소 당선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선거운동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외부와의 연락이 안 닿아 세간의 궁금증을 부풀리고 있다.

상근 당직자들도 실물을 보지 못했을 만큼 당과의 교류가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전에도 정치활동이나 친박연대에 대한 기여가 전무해 당내에선 '사천(私薦)' 논란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때 친박연대는 양 당선자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 전 회장이었다고 소개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 회장인 정광용 씨가 "양 씨는 회원조차 가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박사모' 관련 경력이 빠진 자리에는 또 다른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새시대 새물결'의 여성 청년간사란 직함이 붙었지만 이 역시 어머니 김순애 씨가 공동의장으로 있는 단체인 것으로 드러나 당 안팎에서는 "김 씨 대신 양 당선자가 공천을 받은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 씨는 서울시의회 의원, 자유민주연합 정책위원 등을 지내며 오랫동안 정치권에 관여를 해 온 만큼, 딸을 내세워 정치 진입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양 당선자 외에도 친박연대 비례대표 8명 가운데에는 공천의 이유를 납득키 힘든 인사들이 수두룩해 당 일각에선 "8명 중 5명이 서청원 대표의 사조직인 '청산회' 출신"이란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군소정당 뿐 아니라 외부인사가 참여한 위원회가 심사를 거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내에서도 비례대표 당선자들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7번 김소남 당선자의 경우 공천 당시에는 전남 화순출신으로 '호남 안배' 차원에서 선순위에 배려된 것으로 설명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수료한 고대경영대학원 교우회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공행상"이란 비난을 샀다.

민주당 비례대표 15번 김유정 당선자 역시 당료생활 1년 남짓만에 당선권을 안배 받아, 수십 년 이상 당직자 생활을 하고서도 후순위로 밀려난 다른 당직자들과의 '형평성'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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