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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례대표에 '손 놓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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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례대표에 '손 놓은' 정당 창조한국-친박연대-민주당 대응이 더 가관
4·9 총선을 치른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각 정당들은 '당의 얼굴'로 내걸었던 비례대표 자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합민주당 정국교 당선자는 주가조작 의혹을,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자는 학력위조 의혹을 받고 있으며 창조한국당 이한정 당선자는 사기·공갈 등과 관련한 과거 전과가 도마에 올랐다. 이들이 지역구로 출마했더라면 당선은커녕 공천심사에서 낙마하기에 충분한 의혹들이다.

이들의 의혹보다 더 큰 문제는 논란을 처리하는 각 정당의 태도다. 유권자들은 각 정당의 '보증'을 믿고 이들을 당선시켰건만 이제 와서 "시간이 촉박했다", "비례대표 신청자가 적었다" 등의 군색한 변명으로 검증 소홀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창조한국당, 여전히 '진상파악' 中

지난 11일 이한정 당선자의 전과에 대한 <프레시안: '수상한' 비례대표들…누구냐, 넌!>의 보도가 나간 직후, 창조한국당 게시판과 문국현 대표 홈페이지에는 당의 공식입장을 요구하는 당원·지지자들의 게시글이 빗발쳤다. "문국현을 믿고 창조한국당에 한 표를 던졌는데 이런 사람을 내보낼 수 있느냐"는 항의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지 사흘이 지난 14일 현재 창조한국당이나 문 대표 측 어디서도 이 당선자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한 당직자는 "이 당선자의 전과는 당에서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라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기에 곤란한 점이 있다"며 "지도부들 간에 논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만 전했다.

실제 당내 여론은 "이 당선자의 과거 행적이 창조한국당의 정체성과 걸맞지 않는다"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당선 철회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두고는 신중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당직자는 "출당시켜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지만 과격한 대응이 오히려 당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청원 "양정례, 큰 문제 없어"

친박연대 역시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를 둘러싼 무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덮고 넘어갈 태세다. 서청원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양 당선자가 무슨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양 당선자에 대해서는 전문성 혹은 당에 대한 기여 등의 측면에서 비례대표 1번을 달 만한 자격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당내 논란에 이어 학력위조 의혹도 제기돼 있는 상태다. 양 당선자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석사)'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되는 특수대학원인 법무대학원에서 경영법무학을 전공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 친박연대가 총선 당시 작성한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에는 양 당선자의 학력이 '연세대학교 졸업'으로 적혀 있었지만, 양 당선자는 2003년 안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에 서 대표는 "허위학력 사실은 없다"며 "젊으니까 그렇게 보는데 상징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엉뚱한 얘길 했다.

서 대표는 또 양 당선자 외에도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자들 대부분이 자신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선순위에 안배됐다는 사천(私薦) 논란에 대해서는 "비례대표도 1500만원 기탁금을 내야 하니 신청서가 15개 정도 밖에 안 들어왔다"며 "그러다보니 나하고 가까운 사람이란 얘기가 나오지만 신청자가 15명밖에 없었으니 방법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정국교 검찰수사는 야당 탄압"

당당하기는 통합민주당도 매일반이다.

통합민주당은 정국교 당선자가 총선 이틀 만에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오히려 "야당 탄압과 야당 길들이기"라고 반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 당선자가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6번을 안배 받은 당시부터 당 내에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정 당선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H&T는 작년 태양광사업을 공시한 후 주가 고점에서 정 당선자가 343억원의 개인 이득을 취한 후 사업을 취소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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