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정국교, 창조한국당 이한정 당선자 등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비례대표가 아니라 비리대표"란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이들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정작 이들을 공천한 정당들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결국 사태 수습은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진 상황이다.
정국교 영장받아도 민주당은 "…"
정 당선자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21일 정 당선자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당선자의 구속 여부는 22일 오후께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정 당선자가 자기가 대표이사로 있던 상장사 에이치앤티(H&T)의 주식을 팔아 400억 원대 부당이득을 봤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충북 청주 소재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17일에는 본인을 직접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에이치앤티는 지난해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전지 원료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400원 대에서 8만9000원까지 치솟았으며 정 당선자 등 대주주들은 그 해 10월 53만주(3.29%), 400여 억원 어치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정 당선자 등은 주식을 매각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우즈베키스탄 정부 측에서 당초 85대15였던 지분을 50대50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등 순조롭게 진행되던 현지 사업이 난항을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고 11월 "태양에너지 원재료 개발 사업의 사업자 지정 취소 등 사업 진행에 중대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검찰은 정 당선자가 실제 제대로 추진되지 않던 해외 현지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유포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종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처분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대주주 신고 의무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당선자는 또 에이치앤티의 자회사 자금 1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정 당선자를 '유능한 벤처기업 CEO'로 보증해 왔던 민주당은 지금까지 정 당선자의 거취를 정리하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침묵만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한정 "빈곤의 시절의 일…인간상록수로 남겠다"
정 당선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됨으로써 18대 국회는 회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3명의 당선자가가 영장 심사를 받는 수치를 겪게 됐다. '돈 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경북 경주)에 대해서는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이한정 당선자에 대해서는 영장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공·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당선자는 이날 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옌벤대 졸업경력은 본부 대학이 아니라 성인교육원을 5년간 이수했고, 수원대 석사학위는 (받았는데)취소돼 현재 복원 중"이라며 학력위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 당선자는 또 "5·18관련단체 경력은 당시 회장으로부터 고문직을 위촉받았으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직은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직으로 당연직이었는데 사무요원이 착오로 상근직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발급한 범죄경력조회서에 4건의 전과가 누락된 것과 관련해서는 "일반용으로 발급받았다가 나중에 선거후보자용을 발급받았고 전과가 없기에 사면복권된 것으로 알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특히 30년 전 전과와 관련해 "빈곤의 시절 있었던 일로 죽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간상록수로 남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자 아침 신문을 통해 공개된 이 당선자의 3년 전 범죄 기록은 '빈곤의 시절 일'로 묻어 두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동아일보>가 공개한 이 당선자의 30년 전 판결문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24세이던 1975년 광주 여인숙집 딸을 고속버스 회사 경리사원으로 취직시켜 준다며 2만원을 받아 사기죄로 징역 10개월 선고받았고, 1978년 방송사 총무부장을 사칭해 정육점 주인으로부터 쇠고기 6㎏을 편취하고 방송사 기자로 신분을 속여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2만원을 뜯어 역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 후에도 방송기자를 사칭해 10여 만원을 갈취한 사기 행각이 2건 더 있었다.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양 당선자가 수십억 원을 당에 제공한 사실이 확인 돼 비례대표 공천의 대가성 여부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번주 양 당선자를 불러 금품 제공 혐경위 여부를 조사키로 했으며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김노식 당선자와 서청원 대표도 조만간 불러 돈의 성격을 밝혀내는 데 수사를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서 대표가 이날 "(특별당비로) 10억 원, 15억 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당비가 없어 차입해 쓴 것이며 6월 5일 이전까지 선관위로부터 보전을 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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