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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용산 프로젝트, 무슨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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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용산 프로젝트, 무슨 돈으로? [진단] 미분양 등 '초고층빌딩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총사업비 31조 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기본 디자인이 확정되면서, 세계에서 두번 째로 높은 빌딩을 포함한 23개의 초고층 빌딩이 이곳에 들어서게 됐다는 게 화제다.

제1의 랜드마크가 될 건물은 높이 620m에 이르는 최고층 빌딩으로, 111층으로 지어진다고 해서 이름도 '트리플 원'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160층·828m)의 뒤를 잇는다고 한다.

2일 시행사 측은 올해 9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며, 2016년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갈수록 '초고층 빌딩의 저주'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도대체 4대강 사업(22조 원)보다 더 많은 사업비 중 20조 원가량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2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본디자인이 확정 발표됐다. 가운데 가장 높은 빌딩이 '제1 랜드마크'인 '트리플 원'이다.
31조 원 중 20조 원 추가 자금 조달 가능한가

시행사 측은 내년 상반기부터 분양을 통해 들어온 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초고층 오피스 빌딩 5개 동과 4400가구 규모의 주거 시설 등 막대한 물량이 제대로 분양될 수 있느냐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 일대에 외국기업들이 대거 유입되는 등 외부의 수요가 없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하기는 힘들며, 그러자면 경쟁 대상이 되는 한국 주변의 국제업무지구와 비교할 때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수요를 끌어들어야 하는데,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이미 용산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됐으나 부동산시장 침체로 자금이 모이지 많아 좌초 위기까지 겪었다. 사업 추진을 재개할 수 있게 된 초기 자금도 최근 땅주인인 코레일이 대금 납부시한을 늦춰주는 등 '통큰 양보'를 해주면서 마련된 것이다.

개발에 따른 주민 동의와 보상 문제도 난항

게다가 개발에 따른 주민 동의와 보상 등도 당장 걸림돌이다. 특히 업무지구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내 주민들은 토지 등 소유자가 2150명, 세입자가 1400명 등에 이른다. 이 중 노후 단독·다가구주택 주민들의 80~90%는 사업을 찬성하고 있지만, 한강변 대림·성원아파트는 30%대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민 반대가 높은 서부이촌동 지역의 분리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분리개발은 사업 자체를 무산시킬 정도로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시행사 측의 입장이다.

이처럼 성공적인 분양으로 수십조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가 여기저기서 구상될 때는 부동산 거품이 절정에 이를 때이고, 막상 이런 프로젝트가 분양 단계에 들어가는 전후에는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지는 또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 '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초고층빌딩 건설붐과 경제위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마천루 지수'를 발표해왔다. 이에 따르면 현존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7년 완공 직후 미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두바이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2007년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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