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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 그 마을에 천사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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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 그 마을에 천사들이 산다!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일강정의 나눔 일꾼들
제주의 바다만 바라보며 한 3년 보낸 적이 있다. 시간대마다 변하는 바다 빛을 묘사하며 시를 습작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의 그 망망한 그리움으로부터 오는 몸부림이었던 것 같다.

김남주 시인은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라고 노래했지만 나는 그때 나 혼자만을 위해 몸부림치며 나는 자유라고 했을 것이다. 나는 반백의 나이에 이른 지금에도 만인을 위해 일할 때 느낄 수 있다는 김남주의 자유는 얻지 못했지만 그 자유로운 사람들을 지금 제주의 강정에서 본다.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을 일강정의 나눔 일꾼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눔이란 무엇인가? 2년 전 생명평화결사에서 이 시대의 스승들을 모시고 즉문즉설하는 야단법석을 했었는데 큰 주제는 무소유였다. 그때 '무소유는 나눔'이라고 했던 지율 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가지고만 있다면 소유고,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나눌 때 무소유라는 의미의 말씀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명쾌한 답이다. 나눔은 돈 많은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같은 자본의 시대에 그래도 돈과 물질을 나누는 것이 진짜 나누는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나누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나눔의 진실이다.

불가에서 쓰는 말로 보시(布施)라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나누는 마음, 자비의 마음, 사랑의 마음인데, 먹을 것을 주는 것(飮食施)은 물론,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眼施)도 보시고,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言辭施)도 보시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앙보하는 것(床座施)도, 사람을 방에 재워주는 것(房舍施)도 모두가 보시다. 이렇게 보면 우리 모두는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나눌 것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다. 하지만 나누지 않는다면 진정한 부자는 없다. 물론 아무 것도 나누지 않은 사람이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

ⓒ프레시안(최형락)
나는 이 진정한 자유요 진정한 부자들인 사람들을 제주의 강정에서 본다. 지금 제주의 강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여기서 주저리주저리 말해 무엇하랴. 다만 그곳에서 몸과 마음을 있는 대로 나누고 있는 그 사람들을 말하고 싶다. 생명평화결사의 백일 순례단은 강정 마을 사람들만이 외롭게 싸우고 있을 때 처음 들어왔다.

수년 전 해군 기지를 막고 강정을 생명 평화 마을로 만들자는 마을과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지만. 강정의 사람들과 구럼비의 온 생명을 위해 그리고 해군 기지를 건설하려는 자들의 영적 확장까지도 염원하며 매일 백 번 절하고(백 배 절 명상) 매일 마을을 순례하였다. 갈등을 힘으로 풀고 해결하려는 것 또한 폭력이니 비폭력의 정신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자는 바탕을 튼튼하게 깔았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가 단식과 구속을 통해 나눈 그 간절한 마음을 세상 사람들이 받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기독교 공동체의 수호천사들인 '개척자'들이 들어왔다. 구럼비에 천막을 치고 온갖 궂은 일을 다 하는 그들의 헌신을 보며 진정한 예수의 제자들이 여기에 있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레드 헌트>라는 4·3 다큐 상영을 위해 왔다가 눌러앉아 트위터에 '강정당'(강정은 살아있당)을 창당한 사람도 있다. 전국에 다양한 나눔꾼들이 참석해 열성당원으로 활동한 덕에 서울,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등 지역당까지 운영하며 강정을 전국에 나누고 있다.

강정을 위해 나누는 사람들이 어디 이 뿐이랴. 해군 기지 공사 부지 4만여 평에 칠 텐트를 보내주는 사람들, 현수막을 보내주는 사람들, 이런저런 후원금과 물품을 보내준 사람들, 식사며 청소해주는 사람들, 행사를 돕는 사람들, 6만 명 목표의 서명에 동참한 사람들까지 이 모두가 나누는 사람들, 나눔 일꾼들이 아닌가. 육지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이럴진대 제주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제사를 지내던 4·3의 아픔을 함께 나누던 마을 공동체가 깨져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려 있는데도 늘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며 더 바쁘게 뛰는 강정 주민들과 제주의 여러 진보단체 사람들이 그렇다. 그리고 이제 육지에서 더 많은 나눔 일꾼들이 강정을 나누고 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의 나누는 마음이 있는 한 우리는 한 생명이고 존재 자체로 기쁨이고 강정은 하나의 진리로 남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진리는 내가 실천할 때만 존재한다고 한다. 내가 어느 곳에 있든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소중하다. 그것은 우리 사는 세상의 진실과 진리가 존재하는데 필요한 물고기의 물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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