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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파도에서 파문으로
[프레시안 books] 낸시 홈스트롬의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왼쪽'의 재구성이 책의 원제는 평범하다. 영어권에서 개론서나 종합서에 많이 붙이는, 특정 분야에 모범이 될 만한 독본(讀本, a reader)이라는 것이다. . 우리 말 제목은 '좌우' 여부에 민감한 한국 사회를 반영한 듯하다(뒤에 상술하겠지만, 이 책의 번역은 대단히 훌륭하다). 그런데 굳이 책 표지의 '붉은 그녀'나 '왼쪽 날개' 같은 표현이 필요할까
"부자에게 주고 빈자에게 뺏는" 하느님 상대하기
[프레시안 books] 아그네스 스메들리의 <대지의 딸>
책에 대한 '객관적' 소개, 줄거리 요약, 저작 배경 등은 서평의 내용이 아니라 역할이다. 서평을 쓴 사람이 책을 평가, 분석한다 해도 그것 역시 정보이지 비평은 아니다. 책 정보는 소위 '보도 자료', 앞 뒤 날개와 표지에 어느 정도 소개되어 있다. 대지의 딸처럼 옮긴이가 탈식민 페미니스트 영문학 전문가일 경우 논문 수준의 옮긴이 해설도 있다.서평의 목적
아프냐? 나도 아프다!
[프레시안 books] 멜러니 선스트럼의 <통증 연대기>
대개 서평을 청탁받으면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준다. 하지만 나는 "번잡스럽게 그러지 마세요" 하며 오프라인 서점에서 정가 2만원에 이 책을 샀다.'원래의 나'는 편집자의 비평을 받기 위해 마감 며칠 전에 글을 보내는 '범생' 기질의 필자였다. 지금은 매번 마감을 전후해 "원고가 늦어 정말 죄송합니다" 메일을 보내고, 문장의 기본인 비문(非文)여부나 맞춤법을
동기 없는 연쇄 살인…이것이 '인간'이다!
[2011 가을, 정희진의 선택]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시는 말씀이 아니다. 말하는 형식이다. 그러므로 장르는 운명이다."김혜순의 불쌍한 사랑 기계(문학과지성사 펴냄) 첫 장을 넘기자마자 이 말이 튕겨 나왔다. 비록 문학에 문외한이지만 그간 장르를 우습게 봤던 나는 잠시 당황했다. 내용과 형식의 관계에 대한 가장 '올바르고' 빼어난 저서인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를 밑줄 그어가며 읽다가 지쳐서 아예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