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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친구들! 다음은 뭐죠?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5ㆍ끝>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나는 끝이 싫다. 처음과 시작이 좋다. 그런데 이제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연재를 끝내는 마지막 칼럼을 쓰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여러 지면에 칼럼을 죽 써왔다. 12년 전 새로 창간되는 신문에 쓴 나의 첫 번째 칼럼 제목은 '칼럼니스트 시몬'이었다. 성
너에 의해서만 내가 존재한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4>
형제여, 우선 그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는 당신을 잘 알아서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존재를 내 존재와 동등한 무게로 받아들이고 싶고 또한 당신 현재의 삶 자체와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소중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입니다. 아니 본질적으로는 내가 그대에 의
아랍인 그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3> 이들 없는 아랍 현대문화는 상상할 수 없다
이전 칼럼에서 나는 시인이자 사상가인 '후세인 바르구티'에 대해 썼다. 팔레스타인 지성계를 뒤바꿔놓은 장본인. 그러나 그의 업적 뒤에는 많은 창조적인 인물들이 이루어놓은 배경이 있었다. 임종의 침상에서 그는 자기에 대한 다큐멘터리 '후세인 바르구티와
제닌의 소녀들을 위하여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2>
갓산 카나파니를 몰랐을 때, 팔레스타인은 내게 어렴풋한 지리상의 기호였다. 티그리스나 메소포타미아처럼 좀은 실재감이 없는, 머나먼 옛날의 신화 속 지명 같기도 한. 내가 태어나 살아 온 한국은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문화적으로도 구미(歐美)의 벽에 겹겹 둘러싸였다. 그러니 앎에서 평균을 넘지 못하는 내 중동(中東: 이 말 자체가 또 얼마나 유럽 중심적
"어떻게 해서든 우린 들어가고 말 거예요!"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1> 제닌의 소녀들
행복이란 빛이며, 가슴을 누르는 압력을 가진 빛이라서 행복을 느끼는 동안에 신체의 다른 부분은 나른하게 무감각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나쁘지 않다. 행복은 원래 그렇고, 강하며 완고하다. 행복은 절대로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 나는 제
존재의 거울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40> 나는 왜 저항의 문학을 하는가
이십대에 숨어서 보던 책들이 있었다. 골방 속에 갇혀서, 혹은 아무도 없는 산 속에 홀로 들어가 시인의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다가 가슴을 쥐어뜯기도 했었다. 술에 취하면 술병에 대고 민주주의를 부르짖었고, 독재정권을 향해 저주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다
'아버지 없는 시인들'의 아버지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39> 나의 스승 후세인 바르구티
신은 신을 창조한다 후세인 바르구티. 그는 내게 시를 가르쳤고, 또 생존도 가르쳤다. 그를 만나기 오래 전부터 나는 그를 알고 있었다. 그의 글과 기지 넘치는 문장과 글 속의 일화들은 '비르 젯' 대학 신입생들의 주된 토론거리였다. 1992년 마침내 그를 만났을
시차란 우리가 죽을 때까지 건너가야 할 삶이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38>
오늘 날씨는 비가 올 확률이 90퍼센트라고 합니다. 지금은 그 비가 조금씩 먼 구름 속에 떠서 이쪽으로 건너오고 있고 내 낡은 프린트기에선 당신의 글이 조금씩 인쇄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흘러나오는 종이를 바라보며 나는 그것들을 내가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모래알들
이삭줍기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37> '예술'과 '팔레스타인 예술'
작년 말, 스페인 카스티예 라만차에 있는 작은 도시 쿠엔카는 '팔레스타인: 땅, 추방 그리고 창조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문학 낭독회, 음악회, 영화 상영, 전시회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활동이 벌어졌다. 개회식에서, 지역 정치인들
'서정시 쓰기 어려운 시대'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36> 4.3사태와 나크바
모함마드 씨, 귀국 후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폭력과 억압, 불안이 일상화 되어 있는 그 곳이라 이렇게 안부를 묻는 것이 여기서처럼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님을 실감합니다. 이번에 당신이 보낸 글은 그냥 입 다물고 있기에는 너무 감동적이어서 이렇게 몇 자 답글을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