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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개벽파'를 재건하자"
[유라시아 견문] 다른 백년, 다시 개벽 : 유학국가에서 동학국가로
1. 천지개벽 설국열차는 느릿했다. 두 칸짜리 완행열차이다. 뜨문뜨문 간이역마다 한참이나 뜸을 들인다. 삿포로에서 꼬박 5시간을 걸려 이른 곳이 왓카나이(稚內), 일본의 땅 끝 마을이다. 북쪽 섬 홋카이도(北海道)하고도 최북단, 작은 마을에서 큰 바다가 펼쳐진다. 고즈넉하기 보다는 적막한 시골이었다. 하룻밤 새 통 눈이 그치질 않는다. 북쪽 섬과 북쪽 바다
"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었다"
[유라시아 견문] 심양 : 신시대와 신천하
1. 한양과 심양 시작은 미미했다. 끝은 창대했다. 1583년 일개 부족에서 출발했다. 장백산 기슭이었다. '장백혈통'의 태두, 누르하치 일대기를 기록한 만주실록도 장백산에서 시작한다. 높이 200리에 둘레 1000리, 산꼭대기에는 둘레 80리 호수가 있었다. 하늘을 닮은, 하늘을 담은 천지(天池)이다. 천지에서 발원하여 만주를 흐르는 강이 알루(압록강)와
안중근을 민족주의와 천주교에만 가두지 말라
[유라시아 견문] 하얼빈 : 동유라시아 평화론
1. 아무르강과 흑룡강 이름이 많은 강이다. 러시아에서는 아무르강(река́ Аму́р)이라고 한다. 중국서는 헤이롱쟝(黑龙江)이다. 조선인들은 흑룡강이라고 불렀다. 몽골인들은 검은 강(Хар мөрөн)이라고 한다. 만주어도 보여주고 싶은데 특유의 세로쓰기 글꼴이 먹히지 않는다. '아무르'라는 지명은 시베리아 원주민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어의 '물'
메이지 유신 150년, 반일(反日)은 쉽다
[유라시아 견문] 삿포로 : 제국의 저력
1. 단기필마 유라시아를 횡단한 동방의 사내가 있었다. 원대한 꿈을 꾸었다.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19세기 말이다. 고속철도도 고속도로도 없던 시절이다. 단기필마, 홀로 말을 타고 달렸다. 베를린에서 출발했다. 폴란드를 지나 러시아에 들어섰다. 볼가강을 따라 우랄 산맥을 넘고 시베리아를 통한다. 이르쿠츠크에 닿아 바이칼을 가슴에 담았다. 옴스크에서 남하하
블라디보스토크의 뜻, 동방을 지배하라!
[유라시아 견문] 블라디보스토크 : 동아시아와 동유라시아
1. 러시아와 아시아 흑토가 적토를 지나 황토로 바뀌었다. 곧게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소나무가 늠름하다. 가지 끝에는 사뿐히 까치 한 쌍이 앉았다. 모스크바로부터 9288km를 달렸다. 166시간이 흘렀다. 망망대해가 눈에 든다. 대양은 대호와 대하와 또 다르다. 시베리아에는 세계 10대 강 가운데 4개 강이 흐른다. 가장 작은 강이 아무르라는데,
'백년 지각'한 감각, '시비리' 향해 열리다
[유라시아 견문] 시베리아 : 제국의 감각, 감각의 제국
1. 모피길 : 대항하(河) 시대 시베리아가 없었다면 러시아 또한 없을 것이다. 러시아가 오늘의 러시아인 것은 오롯이 시베리아 덕분이다. 국토의 8할을 점한다. 77%가 시베리아다. 지구 지표면의 1할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이다. 시베리아만 따로 떨어뜨려도 유라시아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 된다. 중국보다 인도보다 크다. 시베리아 안에 미국과 유럽을 모두 우겨
바이칼에서 만난 '선녀와 사냥꾼', 그리고 '심청'
[유라시아 견문] 바이칼 : 환생과 부활
1. 이르쿠츠쿠 : 인연 이르쿠츠크 역에 내렸다. 모스크바에서 5500km를 달렸다. 태평양까지는 3700km가 남았다. 서편보다는 동녘에 더 가까운 곳이다. '러시아의 파리'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아름다운 도시라는 뜻이렸다.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탐탁치 못한 수사이다. 파리에 빗대는 도시들이 너무 많다. 지난 3년 내가 다녀간 '~의 파리'만 두 손
"'투르크의 습관'이 '스타벅스의 풍경' 됐다"
[유라시아 견문] 스톤로드(Stone Road) : 투르크-유라시아 세계
1. 타슈켄트 : 소비에트 도시 '동방의 풍정이 농염한 도시'라고 했다. '포도원 결의를 맺은 도시'라고 했다. 알록달록 포도송이들이 보석들 같다며, 가나에서 수단까지, 조선에서 인도네시아까지, 검고 누런 손 굳게 잡고 15억 인민들의 기상을 노래하던 도시이다. 1958년 10월 '문학의 반둥회의', 타슈켄트 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중앙아시아의 싱가포르', '디지탈 움마'를 낳다
[유라시아 견문] 아스타나 :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1. 지하(地下)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 소련이 해체되었다. 종주국 러시아부터 소비에트연방에서 탈퇴해버렸다. 1917년 혁명을 전파할 때는 무례하더니, 1991년 혁명에서 철수할 때는 무책임했다. 마지못해 독립국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독립을 당한 꼴이다. 강제병합에서 강제독립으로 이행했다. 준비가 태부족했다. 태비가 부실했다. 알라를 버리고 알코올에
술 마시는 무슬림, '스탈린의 축복'?
[유라시아 견문] 카잔 : 러시아 제국과 이슬람 문명
1. '할랄 보드카'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백년대계이다. 100년이 못되어 흑해 원정에 성공한다. 1783년 크림반도를 얻었다. 17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 80년 만이다. 북해는 여전히 추웠다. 겨울이면 바다가 얼었다. 하염없이 오로라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다. 기어이 남해를 뚫었다. 얼지 않는 항구를 얻었다. 서유라시아에사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