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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MLB에서 탄생할 대기록은?(투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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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MLB에서 탄생할 대기록은?(투수편) [베이스볼 Lab.]댄 해런, 실력보다는 '장소'가 관건
“야구팬들은 마약중독자다. 그들의 마약은 야구 기록이다.” 저널리스트 로버트 위더의 말처럼 야구는 수많은 기록과 함께하는 종목이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대기록들은 야구팬의 마음을 두근대게 하고,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는다. 다가오는 2015시즌에는 얼마나 풍성한 기록잔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베이스볼 Lab.>에서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예상 달성 대기록을 추려봤다. 타자편에 이어 이번에는 투수들의 예상 대기록이다.

200 승

마크 벌리(-1승, 가능성: 매우 높음)
현역 투수 중에선 단 3명 - 팀 허드슨(214), C.C. 사바시아(208), 바톨로 콜론(204) - 만이 달성한 기록인 200승 고지에 마크 벌리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2001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벌리는 아직 단 한번도 2점대 평균자책점이나 200탈삼진, 20승 등 압도적인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표를 받아본 것도 2005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그 대신 14년 연속으로 10승-200이닝을 달성하면서 ‘꾸준함’의 표본으로 꼽히고 있다.

벌리가 200승을 달성한다면, 이후로는 당분간 메이저리그에서 200승 투수가 나오는 것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현역 중 벌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승을 따낸 선수는 A.J. 버넷으로 통산 155승을 거두고 있다.

150 승

브론슨 아로요(-5승, 가능성: 반반)
클리프 리(-7승, 가능성: 반반)
댄 해런(-8승, 가능성: 모름)
카일 로시(-8승, 가능성: 높음)
제이크 피비(-11승, 가능성: 살짝 낮음)
▲댄 해런 ⓒLWYang
200승에 비해선 훨씬 많은 후보가 올라있다. 아로요는 5승만이 남아있지만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개막전에는 나올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이너리그 재활등판 과정을 거쳐야 하고 38세 노장이라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복귀만 한다면, 아로요에게 5승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승수다.

‘리 교수님’과 피비도 몸 상태가 문제다. 팔꿈치 통증으로 작년 시즌을 일찍 마감했던 리는 현재 오프시즌 훈련을 순조롭게 소화하는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성적이 하락하는 조짐을 보였고, 소속팀 필라델피아의 팀 전력도 약한 편이라 7승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있다. 전성기 클리프 리였다면 7승 정도는 무난히 따냈을 것이다. 2007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피비는 150승까지 11승을 남겨둔 상태. 그러나 피비는 2008시즌 이후 20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이 두 차례(2012, 2014)뿐이며, 11승 이상을 거둔 시즌도 두 번(2012, 2013)이다.

아로요를 제외한 후보 중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이는 선수는 카일 로시다. 로시도 36세의 노장 축에 들지만, 최근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고 30번 이상 선발등판 하며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선수는 댄 해런이다. LA 외 다른 지역 팀으로 트레이드되면 은퇴하겠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LA 다저스는 해런을 동부지구의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다. 그 후 해런은 서부지구에 위치한 팀으로 트레이드해주지 않는다면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기만 한다면 10승은 거뜬히 올려줄 투수이긴 하지만, 현재로써는 올 시즌 마운드에서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 또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해도 ‘태업’ 우려가 남는다.

2500 탈삼진

C.C. 사바시아(-63개, 가능성: 높음)
A.J. 버넷(-130개, 가능성: 높음)

메이저리그 역사상 2500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아낸 투수는 단 30명뿐. 올 시즌 이 명단에 두 명이 추가될 전망이다. 사바시아는 한 때 한 시즌 251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잘 나가는 투수였지만 2년 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2014년엔 8경기만 등판하고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사바시아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복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번 달 말부터는 불펜 세션을 갖고 복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부상만 없다면 전성기보다는 다소 못하더라도 2500 탈삼진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넷은 ‘전설’ 샌디 쿠팩스를 넘어서는데 27탈삼진만 남겨두고 있고, 13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면 2500 탈삼진의 업적까지 이루게 된다. 2007년 이후 8년 연속 145탈삼진 이상을 기록중인 투수인 만큼, 부상만 없다면 대기록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2000 탈삼진

펠릭스 에르난데스(-49개, 가능성: 매우 높음)
댄 해런(-119개, 가능성: 모름)
저스틴 벌랜더(-170개, 가능성: 살짝 낮음)
클리프 리(-176개, 가능성: 살짝 낮음)
시애틀 매리너스의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2000탈삼진까지 단 49개만 남겨두고 있어 기록 달성이 확실하다. 킹 펠릭스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로 11년 차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29살.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더 많은 대기록 작성이 기대되는 선수다. 또 홈 구장에서 기록을 달성할 경우 '킹스 코트'(King's Cour, 킹 펠릭스가 등판하는 날 시애틀 구단이 관중석 일부를 지정하는 명칭. 킹 펠릭스의 팬클럽이 여기에 모여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다)에 몰려든 관중들이 얼마나 미친듯한 응원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댄 해런은 앞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2000탈삼진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 물론 풀타임 선발이 된 2005년 이후 매년 최소 145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던 해런이기에, 정상적으로 출전만 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대기록이다.

‘케이트 업튼의 남자’ 벌랜더는 한때 3차례나 아메리칸리그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하고 5년 연속으로 200 탈삼진을 돌파했던 왕년의 닥터 K. 그러나 지난해 급격히 구위가 하락하면서 15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데 그쳤다. 평균 시속 95마일대를 유지하던 패스트볼 구속도 지난해엔 시속 92.3마일로 뚝 떨어졌다. 전성기 구위가 돌아오지 않는 한, 벌랜더가 대기록을 작성해 업튼을 활짝 웃게 만들 가능성은 많지 않다.

클리프 리도 마찬가지다. 2011~2013시즌에는 매년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아냈었지만 2014년은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 탈삼진 72개에 그쳤다. 물론 몸 상태만 완벽하다면 탈삼진 176개가 전혀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니다. 그러나 36세가 넘어서 176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은 좌완 투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3명(랜디 존슨, 스티브 칼튼, 척 핀리)에 불과하다.

3000 이닝

C.C. 사바시아(-178.2이닝, 가능성: 살짝 높음)
바톨로 콜론(-214이닝, 가능성: 매우 낮음)
몇 년 전만 해도 ‘워크호스’ 사바시아가 한 시즌 178.2이닝을 던지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다. 건강 문제와 구위 하락 등 의문부호가 달려 있긴 하지만, 그간 사바시아가 보여준 이닝 소화 능력으로 볼 때 3000이닝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기록이다. 만약 기록 달성에 성공한다면 사바시아는 현역 투수로는 마크 벌리, 팀 허드슨에 이어 세 번째로 3000이닝을 채우게 된다.

2006년~2010년 5년간 250이닝 이하 투구에 그쳤던 콜론은 2011년 38살 나이에 164.1이닝을 던지며 재기에 성공, 이후 4년 연속 150이닝+을 소화하며 ‘회춘’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42살인 콜론이 다시 한번 회춘해서 214이닝을 던질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그러나 콜론이 마지막으로 214이닝을 던진 건 32살, 사이영상을 받았던 2005년의 일이다.

400 세이브

조 네이선(-24개, 가능성: 살짝 낮음)
역대 세이브 7위(현역 중 1위)에 올라있는 네이선은 팀의 승리를 24번 더 구해낸다면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만, 리 스미스, 존 프랑코, 빌리 와그너에 이어 역사상 6번째로 400세이브의 대업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다가오는 2015시즌 24개의 세이브를 추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단장인 데이브 돔브로스키는 네이선이 개막일 기준으로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을 것이라 했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려면 ‘잘해야 한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지난 시즌 개인 통산 최다인 7개의 블론 세이브와 함께 4.81의 평균자책점으로 디트로이트 팬들의 혈압을 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네이선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잘 바뀌는 자리’인 마무리투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유지만 한다면 24세이브는 쉽게 달성할 수 있겠지만, 40세의 네이선에게 자리보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300 세이브

호세 발버데(-12개, 가능성: 매우 낮음)
휴스턴 스트리트(-25개, 가능성: 살짝 높음)
과거의 스타 마무리투수였던 발버데는 12개의 세이브를 남겨두고 있지만 300세이브를 달성할 확률은 희박하다. 발버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기 아닌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처지.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만, 올라오더라도 팀의 마무리투수 자리는 이미 호아킨 베노아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휴스턴 스트리트의 300세이브 달성은 보다 현실적이다.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이번 시즌 강력한 지구 우승 후보이기에 마무리 투수에게 세이브 기회가 자주 돌아올 것이다. 나이도 이제 31세로 갑작스런 노쇠화를 겪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스트리트는 지난 시즌 41세이브와 1.37의 평균자책점으로 두 부문에서 데뷔 이후 최고의 기록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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