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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의 <조선> 소송 취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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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의 <조선> 소송 취하, 안타깝다" [기고] 유전자검사와 별도로 조선일보 보도 불법성 따져야
박근혜 정부 첫 검찰총장인 채동욱 총장이 9월 30일 퇴임식을 갖고 취임 180일 만에 검찰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채 전 총장이 퇴임과 함께 자신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제기했던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돌연 취소했다. 처음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을 때, 채 전 총장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조선일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국민들은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이라는 공직을 떠나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면 조선일보를 상대로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최소한 채 전 총장의 사퇴가 채 전 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국정원과 정부의 합작품의 결과라고 의심했던 사람들에게는 채 전 총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통해 조선일보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사실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조선일보를 통해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었고, 이 과정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사찰 정황이 드러났고,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아이와 그 아이의 어머니와 관련된 개인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쓴 기사가 보도되면서 조선일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개인 신상정보를 입수했는지가 논란이 되면서 조선일보에 정보를 제공한 기관이 정보기관일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러한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사건은 정치적 논란이 되었고, 국민들은 채 전 총장 관련된 의혹이 속 시원히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채 전 총장이 퇴임과 함께 갑자기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었던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 주었다.

채 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했던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 그 이유로 유전자 검사 없이는 장기간의 법적공방이 불가피하고 근거 없는 의혹만 확산돼 가족들의 심적 고통이 커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채 전 총장의 소송취하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채 전 총장은 이미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보도로 인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명예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법적공방이 시작된다고 해서 자신의 명예나 가족들이 받을 상처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나아가, 채 전 총장이 결백하다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적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족들에게도 떳떳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일 것이다.

지금처럼 소송을 취하하고 진실을 가리기 위한 절차와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채 전 총장이 조선일보의 의혹을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도리어 혼외 아들 논란을 확산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국민들 사이에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과 관련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채 전 총장의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주위의 따가운 의혹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어 심적 고통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채 전 총장이 법적 소송을 취하하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채 전 총장이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 조선일보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의혹수준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과 조선일보의 보도 과정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기회 또한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의 정확한 진실은 채 전 총장과 혼외 아들로 지목된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통해 조선일보의 잘못된 보도태도와 정부기관의 개입에 대한 의혹을 일정부분 밝혀낼 수 있다면,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보도과정에서 나타난 불법성을 밝혀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특히,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되고 있는 아이의 개인신상정보와 학교 생활기록부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는 행위는 언론의 윤리에 어긋나는 행태이고,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아야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채 전 총장이 갑자기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밝힐 수 있는 기회 또한 사라지고 말았다.

채 전 총장이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하자마자, TV조선은 기다렸다는 듯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여인의 집에서 4년 7개월간 가정부로 일해 왔다는 이모 씨를 내세워 채 전 총장이 아빠 자격으로 임모 여인의 집을 수시로 찾아와 임모 여인의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시간을 보냈다는 인터뷰를 내 보냈다. 소송을 취하하면서 채 전 총장이 내세웠던 의혹 확산과 가족들의 심적 고통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채 전 총장의 다음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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