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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를 왕으로 모신 개구리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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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를 왕으로 모신 개구리는 결국…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20>70년대의 '우화'

개구리들이 갈대밭에 사는 노란두꺼비를 방죽의 왕으로 모셨다. 아침 햇볕을 받은 노란두꺼비의 등이 황금처럼 반짝였을 때, 개구리들은 노란두꺼비야말로 존귀한 왕족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또 눈을 내려뜨고 점잖게 앉은 품새를 보아 자신들의 왕이 되기에 마땅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노란두꺼비가 방죽의 왕이 되자 몸빛을 얼룩덜룩한 회갈색으로 바꿨다. 개구리들을 대하는 태도도 돌변했다. 개구리들의 말을 들어주기는커녕 개구리들의 합창소리를 방죽의 평화를 깨뜨리는 소음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개구리들은 방죽가로 모여 때때로 흉측하게 변색하는 두꺼비는 왕이 아니라고 개굴개굴 떠들어댔다. 급기야 개구리들이 자신들 중에서 왕을 뽑아야 한다고 와글거렸다.

두꺼비가 가장 목청이 큰 몇몇 개구리들을 끌어내 방죽의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뒷다리를 끊었다. 뒤이어, 한데 모이거나 합창을 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어길 시에는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방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갈대밭으로 되돌아가 밤에만 방죽으로 내려왔다.

한낮이면 두꺼비의 된소리가 일정하게 방죽으로 울려 퍼졌다. 그것은 개구리들이 지켜야 할 금지조항들을 알리는 소리였다.

개구리들은 그 소리가 들릴 때는 물론이고 들리지 않을 때에도 감히 입 벌려 크게 말하지도 울지도 못했다. 대낮에는 자유형으로 헤엄치지 못했으며 교미도, 방죽 밖으로 외출도, 갈대밭 출입도 하지 못했다.

방죽의 개구리들은 큰소리로 통곡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든 입을 다문 채 개굴개굴 목울음을 울게 되었다.

ⓒ한정선

70년대, 80년대의 암울한 대자뷰!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 된지 일 년이 넘은 지금까지 나라가 시끄럽다. 애초 이 시끄러움은 국정원과 경찰청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관권 부정선거로 당선되었다는 정통성 시비에서 비롯되었다.

올드보이들이 청와대로 속속 귀환했고, 경제민주화 등의 핵심 공약들은 슬그머니 철회시킨 거짓말이었다. 거기다 크게 후퇴하여 엎어진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빨갱이와 종북으로 매도하고 있다. 70년대와 80년대의 암울한 데자뷰! 박근혜 정권은 민주주의와 싸우고 국민과 힘을 겨루고 있다.

사마천은 "지도자의 으뜸 덕목은 덕이고, 백성과 싸우는 정치는 최악"이라고 했다. 사마천의 말대로라면 박근혜 정권은 최악의 정치를 하고 있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가진 국민들의 잘못된 선택. 우리는 지금 이에 대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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