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정복과 독립, 배반의 역사, 그리고 혁명을 꿈꾸는 수많은 몽상가들이 활보하는 곳이자, 첨단의 자본주의와 최악의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곳. 노벨 문학상을 받은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빠스는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기질을 '콤플렉스와 열정의 조합'으로 보았다. 혁명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상처투성이 대륙이지만 언제나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곳.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하는, 혹은 만들어 내야만 하는 그곳.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또한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들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쓰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거대한 자연의 공포 속에서 정복자의 야만과 싸워야 했던 상황은 아름다운 문학작품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야말로 착각이라는 그의 말을 뒷받침해 준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문학은 삶, 그 이상의 두려움에 관한 기록이다.
춤과 음악과 사탕수수와 코카잎, 그리고 석유가 라틴아메리카를 모두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사는 푸에블로의 삶과 그들이 꿈꿔왔던 것, 그리고 좌절과 여전한 희망들, 이 모든 것을 함께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도, 문화도, 언어도 다른 그 곳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 그리고 라틴아메리카는 21세기의 한국, 그리고 한국인에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 그것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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