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위비분담에 대한 특별협정(SM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주한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고용안정 보장과 적정임금 보장, 불합리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국회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18일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김성영 위원장 등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매년 인상되는 한편,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은 2011년 이래 3년째 동결됐다"며 "9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끝나 주한미군 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또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일방적인 임금 동결과 함께 노동자들을 지속해서 감원하고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하는 등 고용 불안도 키우고 있다. 2006년 9549명이었던 한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8614명으로 7년 만에 9.8%가 줄었다.
노조는 향후 평택으로의 기지 이전과 맞물려 주한미군이 고용 불안과 근로조건 저하 문제를 더욱 키울 거란 우려도 내보였다. 기지 이전과 동시에 주거 문제가 발생하는 노동자 4800명에 대한 대책이 사실상 전무한 데다, 주한미군이 부대 이전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분담금 중 인건비 비중을 줄이고 그 상당액을 시설 건설에 사용할 유인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금 중 일부가 기지 이전 비용으로 전용될 거란 우려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무소속)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보고서도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공돈'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그래도 미국 상원은 분담금 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 반면, 우리(한국) 국회는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재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인건비로 쓰이는 금액의 비중은 40%가량이다. 지난 2001년 51.9%를 차지한 이후로 계속해서 인건비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한편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 시설 건설에 쓰이는 돈과 군수 지원에 쓰이는 돈은 꾸준히 늘었다. 2013년 기준 두 비용이 분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6%다.
(단위: 억 원, %)
| 방위비 분담 항목 | |||
| 인건비 | 군사시설건설 | CDIP | 군수지원 |
2006 | 2,829(42.2) | 2,646(36.7) | 394(6.3) | 935(14.8) |
2007 | 2,954(40.7) | 2,976(41.0) | 0 | 1,325(18.3) |
2008 | 3,158(42.6) | 2,642(35.6) | 0 | 1,615(21.8) |
2009 | 3,221(42.4) | 2,922(38.4) | 0 | 1,457(19.1) |
2010 | 3,320(42.0) | 3,158(40.0) | 0 | 1,426(18.0) |
2011 | 3,386(41.7) | 3,333(41.0) | 0 | 1,406(17.3) |
2012 | 3,357(40.2) | 3,702(44.3) | 0 | 1,302(15.6) |
2013 | 3,340(38.4) | 3,850(44.3) | 0 | 1,505(17.3) |
▲ 출처: 1991~2008년 수치는 국방부 미국정책과, 「방위비 분담 관련 참고자료」, 2008; 외교통상부 및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자료 참조. 2009~2013년 비중은 국방부 제출자료를 토대로 조사관이 직접 계산. (박주선 의원 2013년도 국정감사 자료집 '제9차 SMA 5가지 마지노선' 중)
노조는 "방위비 분담금 협약 비준 과정에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 분야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실상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노조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향후 최소 물가인상률만큼의 임금 인상 △2018년까지 현재 인원 보장 △ 분담금 철저 검토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 등의 내용을 특별협정 양해 각서(주한미군지휘협정 제5조에 대한 특별조치에 관한 협정의 이행을 위한 제도 개선에 관한 교환각서)에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타결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은 총액 9200억 원(8차 대비 21% 인상, 전년도 대비 5.8% 인상)과 2018년까지 매년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해 지원금을 인상(최대 4%)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묻지마 인상' 논란을 불렀던 이 협정에 대한 비준 동의안을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했으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8일, 특별협정에 대한 공청회를 오는 21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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