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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KBS, MBC 모두 '공감 능력'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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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KBS, MBC 모두 '공감 능력' 제로? [이주의 리스트] 세월호 유족들을 대하는 문제적 태도
2014년 5월 8일 어버이날 밤, 세월호 참사라는 느닷없는 횡액으로 자식을 잃은 유족들은 분향소 제단의 영정 사진을 떼어들고 KBS 본관을 찾았다. KBS 길환영 사장의 사과와 김시곤 보도국장 해임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KBS 김시곤 보도국장은 최근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KBS 본관 앞에서 "KBS는 올바른 보도를 하라. 진실을 보도하라. KBS는 당장 사과하라. 희생자 가족에게 두 번의 아픔을 주지 말라"고 외쳤다. 그리고 다시 밤길을 걸어 청와대를 향했고, 경찰벽에 둘러싸인 채 밤을 꼬박 새웠다.

이 가슴 아픈 밤샘의 결과는 무엇일까. 결국 9일 길환영 KBS 사장은 유가족들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고 비슷한 시각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사표를 낸 뒤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폭탄' 발언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간절하게 면담하고 싶어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여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순수 유가족분들의 요청을 듣는 일이라면 누군가가 나서서 그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입장이 정리가 됐다"고 말함으로써 '불순한' 세력이 섞여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비쳐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관심을 많이 못 받아서 그렇지, MBC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5월 7일 MBC <뉴스데스크> 카메라 앞에 선 박상후 전국부장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내보낸 바 있었다.

▲ 8일 밤 KBS 본관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 ⓒ프레시안(최형락)

이 모든 사례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어떤' 태도가 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도 막막한 느닷없는 불행을 겪은 이들의 격정을 탓하고, 그 때문에 위축된 사회 분위기를 더 많이 근심하고, 항의가 '순수'하지 않고 '정치적 의도'가 섞여 있다고 의심하(는 척하)고…. 다들 무엇을 그토록 두려워하며 악착같이 외면하려 하는 걸까? 집단적인 자기방어기제, 자기연민, 자기보신에 대한 집착의 최면에라도 걸린 걸까?

아니, 오히려 이것은 전사회적 사이코패스화의 한 징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전혀 하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가 한국사회에 너무 만연한 나머지, 세월호 참사와 유족들을 막 대하는 저 태도가 별다르게 특별히 느껴지지도 않는 건 아닌가 하는 공포마저도, 호들갑일까. 우리가 정말 이 나라에서 국민으로서 마땅한 보호와 안전과 권리를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해보기 위한 책들을 골라 보았다.

▲ <독재자의 핸드북>(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 지음, 이미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웅진지식하우스
(1) 박근혜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들

(2) 위르겐 슈미더의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3)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의 <독재자의 핸드북>

(4) 하워드 진의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5) 사이먼 배런코언의 <공감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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