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을 각각 청와대로 불러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위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한 달 전쯤 김 전 실장, 남 전 원장 두 분을 격려하신 사실이 있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두 사람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파고를 넘기 위한 '읍참마속'의 심경을, 두 사람은 재직 중 보좌에 부족함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 사람이 사표가 수리된 지난 5월 22일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다. 당시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5.19)를 통해 세월호 사건으로 실종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 지 사흘째 되던 날이자 6.4 지방선거를 2주일가량 남긴 시점이었다.
많은 언론들이 '사실상 경질'이라고 봤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인적 쇄신의 시작이라고 풀이했다. 후임자가 결정되기도 전에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 전격성이 이를 방증했다.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해 책임 회피 논란을 부른 김장수 전 실장과 함께 세월호 참사 현안에서 한 발 비껴 있던 남재준 전 원장의 사표까지 수리, 군 출신 강경파를 전면에 세웠던 국정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 같은 모양새를 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두 사람을 각각 청와대로 불러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이들을 교체한 목적이 세월호 참사로 위기를 맞은 정치적 국면 타개에 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과거 인사'들을 불러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세월호 유족들의 거듭된 면담 요청은 거부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단식 40일 째를 맞은 김영오 씨 등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관한 입장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전날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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