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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리뷰|프리뷰] <3> 콜로라도 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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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리뷰|프리뷰] <3> 콜로라도 로키스 [베이스볼 Lab.] 또 한 번의 '락토버'를 향해
2014시즌 리뷰

2013년 5월까지 NL 서부지구 선두를 내달리던 콜로라도 로키스는 고질적인 투수진의 문제와 트로이 툴로위츠키, 카를로스 곤살레스의 부상으로 성적이 급속도로 추락했다. 그해 겨울, 콜로라도는 베테랑 저스틴 모노를 영입하면서 토드 헬튼이 은퇴하면서 생긴 공백을 최소화했고, 브렛 앤더슨을 영입함으로써 원투펀치만 있던 선발진을 보강했다. 구원투수진에 라트로이 호킨스와 분 로건까지 추가하면서 야심 차게 2014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2014년에도 2013년의 되풀이였다. 시즌 초반에는 툴로위츠키의 대폭발, 신예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28경기 연속안타, 외야수 찰리 블랙몬과 코리 디커슨의 불붙은 방망이로 상대 팀들의 투수진을 완전히 박살 내며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이내 지긋지긋한 부상의 악령이 다시 한 번 발목을 잡았다. 6월 성적 8승 20패에 그친 콜로라도는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떨어져 나갔다. 6월 18일에는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당하기도 했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퍼펙트게임이나 다름없었다.

콜로라도의 타선은 2014년에도 755점을 득점하며 전체 3위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표면적인 성적 안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숨어 있다. 해발고도 1,61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 30개 홈구장 중 가장 타자에게 유리한 환경. ESPN에 따르면 2014시즌 쿠어스필드에서는 다른 구장들의 평균에 비해 50%나 득점이 더 많이 발생했다. 이런 환경을 고려하는 조정스탯 wRC+(조정득점생산력)으로 봤을 때, 콜로라도 타선의 실제 생산력은 30개 팀 중 13위(wRC+ 98)로 떨어진다.

장점이라는 타선조차도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2014년 콜로라도의 타자들은 홈에서 .322 .372 .529(타/출/장) 119홈런 481타점을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228 .279 .357(타/출/장) 67홈런 240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원정에서 기록한 255득점은 샌디에고 파드리스(268득점)보다 낮은 전체 30위였다.

게다가 투수진은 2014년만도 못한 모습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요울리스 챠신은 2013년에 비해 구속이 턱없이 떨어졌으며 결국 복귀 2달 만에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반등을 바라고 영입한 브렛 앤더슨도 43.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호르헤 데라로사도 노쇠화에 따른 성적 하락을 경험했다. 이에 콜로라도의 선발투수진은 평균자책점 4.89(ML 29위)에 그쳤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만년 유망주였던 타일러 마젝과 휴스턴으로부터 영입한 조든 라일리의 분전 정도다.

2014시즌 콜로라도 타자들의 홈/원정 성적

툴로위츠키 : 0.417 14홈런 44타점/ 0.252 7홈런 17타점
곤살레스 : 0.336 5홈런 24타점 / 0.160 6홈런 14타점
아레나도 : 0.303 16홈런 37타점/ 0.269 2홈런 16타점
저스틴 모노: 0.327 11홈런 52타점/ 0.309 6홈런 30타점
코리 디커슨: 0.363 15홈런 53타점/ 0.259 9홈런 23타점
찰리 블랙몬: 0.331 13홈런 48타점/ 0.241 6홈런 24타점
2014 팀 MVP

저스틴 모노
135경기 .319 .364 .496(타/출/장) 17홈런 82타점 fWAR 2.5

'건강한 툴로'는 최고다.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단 91경기에만 출전했지만 엄청난 활약을 하며 f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5.1을 기록했다. 그러나 툴로위츠키는 잦은 부상으로 71경기를 결장하면서 팀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반면 저스틴 모노는 건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산신령' 토드 헬튼이 떠난 콜로라도의 1루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모노는 2000년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2006년에는 리그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하게 3할 30홈런 100타점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0시즌 당한 뇌진탕 부상 이후에는 이전만 못 한 모습이었다. 2013시즌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모노는 2013시즌을 마치고 콜로라도와 2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름값을 감안하면 헐값 계약이지만 타자들의 천국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는 점과, 33살의 많지 않은 나이는 충분히 반등을 기대해볼 만했다. 실제로 모노는 타율 0.319에 17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4시즌 모노는 다른 콜로라도의 타자들과 달리 원정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약간 고전했지만 매월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으며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성적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주 몬포토 형제

6월이 되자 콜로라도는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암울한 성적과 더불어 구단주의 망언으로 인해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독립기념일이었던 7월 4일(미국 시각) 팀이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0:9로 참패하자 콜로라도 팬 중 한 명이 구단 홈페이지에 팀 운영이 엉망이라며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문제는 그 글을 읽은 공동 구단주 딕 몬포트가 "경기장에 안 오면 될 것 아니냐"는 내용의 이메일 답장을 직접 보낸 것이다.

또한 익명을 원하는 연간 입장권 소지자가 구단 경영을 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내오자 "덴버는 로키스를 가질 자격이 없다"면서 "팀을 옮길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다"는 답장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선친 케네스 몬포트 때부터 콜로라도지역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딕 몬포트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몬포트는 "그런 글을 쓴 건 맞지만, 진의가 아니었다"고 발을 뺐을 뿐,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몬포토는 음주운전으로 2년 보호관찰을 받는 등 사생활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시즌이 끝나자 15년간 단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댄 오다우드가 해임되고 곧이어 제프 브리디치가 선임되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원' 몬포토 형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신임 브리디치가 팀 재건(Rebuilding)을 위해 툴로위츠키와 곤살레스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를 받는다고 했을 때, 딕 몬포토는 이 말을 부정했다. 1년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콜로라도에서는 단장이 소신대로 팀을 구성하기 어렵다.

말썽쟁이 구단주가 구단운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계속된다면 콜로라도가 어느 단장을 영입하건 팀 개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로이 툴로위츠키 & 카를로스 곤살레스

▲트로이 툴로위츠키 ⓒjkonrath
콜로라도는 2011년부터 4년 연속으로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한 팀.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은 콜로라도가 왜 아직도 리빌딩(Rebuilding)에 나서지 않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리빌딩을 위해선 연봉구조의 개선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콜로라도의 2014시즌 총연봉은 약 9200만 달러, 이 중 약 30%(265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툴로위츠키와 곤살레스에게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금액은 2015시즌에는 3600만 달러로 증가할 예정이다.

두 선수는 분명 건강만 보장되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문제는 두 선수 모두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낸 적이 극히 드물다는 것. 2014년에도 툴로&카고 듀오가 함께 출장하던 5월까지 콜로라도는 28승 28패로 NL 서부지구 2위 LA 다저스와는 1.5경기 차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 곤살레스가 손가락 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이탈하자 팀 성적은 급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7월 중순에는 툴로위츠키마저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아웃, 한 달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곤살레스도 18경기 만에 다시 무릎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끝냈다.

총연봉의 30%를 차지하는 선수들이 함께 가동된 기간이 3달도 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만약 두 선수가 트레이드 되지 않는다면 2015시즌 콜로라도의 성적은 다시 한번 이 두 선수의 건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두 선수가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며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콜로라도가 90승 이상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 두 선수를 모두 트레이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핵심은 두 선수에 대한 대가가 될 것이다. 전 단장 오디우드와 현 단장 브리디치는 모두 툴로위츠키와 곤살레스에 대한 문의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트레이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단주의 개입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콜로라도에서 생각하는 두 선수의 가치와 다른 팀에서 생각하는 두 선수의 가치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쪽의 적절한 타협과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연도별 툴로/카고 출장 일지

2010년(83승79패) 122경기 / 145경기
2011년(73승89패) 143경기 / 127경기
2012년(64승98패) 47경기 / 135경기
2013년(74승88패) 126경기 / 110경기
2014년(66승96패) 91경기 / 70경기
스토브리그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자 다섯 명의 선수들이 자유계약(FA)시장에 나갔고, 콜로라도는 자유계약시장에서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우익수 겸 1루수 마이클 커다이어는 2013시즌 NL 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던 선수였지만, 2014시즌에는 어깨부상으로 49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신예 외야수 블랙몬과 디커슨의 등장과 2015시즌부터 36세가 되는 커다이어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재계약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 하지만 예상외로 콜로라도는 그에게 퀄리파잉 오퍼(153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드래프트 1라운드 픽을 잃는 데, 커다이어를 누가 영입하겠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외야수가 필요했던 뉴욕 메츠가 1라운드 픽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커다이어를 영입한 것. 이로써 콜로라도는 2015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이전에 행사할 수 있는 픽이 4장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부활을 바라고 영입했던 브렛 앤더슨과 2009 '락토버'의 주역 중 하나였던 프랭클린 모랄레스, 그리고 하향세를 보이는 구원투수들인 맷 벨리슬리와 닉 마셋도 팀을 나갔지만, 팀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는 단 한 건이 있었다. 2루수/유격수/3루수 자리에 번갈아 나오며 주전들의 공백을 메워주던 조쉬 러틀리지를 LA 에인절스로 보내고 에인절스로부터 자이로 다아즈를 받았다.

2010년 3라운드에 지명되었던 러틀리지는 빠른 속도로 마이너리그를 졸업하고 2012시즌 중반부터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하지만 특출난 툴(tool)이 없던 그는 메이저리그의 수준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2013시즌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0.235의 타율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2014시즌 타석에서 24.3%의 비율로 삼진을 당한 러틀리지는 결국 에인절스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러틀리지의 대가로 받은 자이로 디아즈는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56km/h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는 구원투수. 오랜 시간 하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지만 2014시즌 투구에 눈을 뜨면서 A+와 AA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5.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모든 레벨에서 9이닝당 삼진비율이 10개 이상인 것이 인상적이다.

오프시즌 이동 현황

[FA-] RF 마이클 커다이어, LHP 브렛 앤더슨, RHP 맷 벨리슬리, RHP 닉 마셋, LHP 프랭클린 모랄레스
[트레이드+] RHP 자이로 디아즈
[트레이드-] 2B/SS 조쉬 러틀리지
2015시즌 전망

2014시즌 카를로스 곤살레스가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이탈했지만 블랙몬과 디커슨, 그리고 드류 스텁스가 주전으로 출장하는 외야진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로자리오, 모노, 툴로위츠키, 아레나도로 구성된 내야진도 대단히 훌륭한 편이다. 부상과 원정 공포증. 이 두 가지만 해결할 수 있다면 콜로라도의 타선은 충분히 위력적이다.

선발진도 생각만큼 암울하진 않다. 2013시즌만큼 활약하진 못했지만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준 데라로사,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던 마젝, 예상외로 쿠어스필드에 적응하는 데 성공한 라일리. 이 3명의 선발투수 후보에 더해 요율리스 챠신이 부상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다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2015년 중반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것으로 예측되는 팀 내 최고의 선발투수 유망주 조나단 그레이와 에디 버틀러다. 2013 드래프트 전체 3위로 지명된 그레이는 선발투수이면서도 155km/h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 여기에 최고급으로 평가받는 슬라이더와 평균이상의 체인지업도 갖추고 있다. 2012년 1라운드에 지명한 버틀러도 그에 못지 않은 구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부 이뤄지더라도, 콜로라도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만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정비와 진격 중에서 계속 진격하는 길을 선택한 콜로라도는 2007년의 '락토버'처럼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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