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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위위원장 '폭발'…"청와대 방해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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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위위원장 '폭발'…"청와대 방해 공작" 이석태 "파견 공무원이 靑·與·경찰에 업무내용 부당 유출"
이른바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측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을 이례적으로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그간 세월호 특조위 자체를 껄끄럽게 여겨 온 정부·여당 내의 기류로 인해 쌓여 온 앙금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새누리당, 정부는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쏘았다. 그는 "지난 20일, 특조위 내부 자료가 다시금 부당하게 유출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며 "특조위 실무지원단 공무원이 청와대, 새누리당, 해양수산부, 경찰 등에 우리 업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낸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위원장은 특조위 상임위원 5명 가운데 세월호 유족 측 추천 몫이며, 나머지 상임위원 4명은 여당(조대환 부위원장), 야당(권영빈 상임위원), 대법원(김선혜), 대한변호사협회(박종운)의 추천을 각각 받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7일경 특조위 설립 준비를 시작한 지 벌써 3개월이 흘렀다. 그 동안 특조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흔드는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다"며 "특히 특조위 출범 준비가 중단되고 지연된 계기는 당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였던 김재원 의원의 1월 16일자 '세금 도둑' 발언이었다. 이 말은 특조위 설립준비단의 공식안도 아닌 것을 잘못 인용하여 발표한 것이었고, 내부 조사 결과 이 문서는 해수부 파견 공무원을 통해 가공된 것이었다"고 짚었다.

이 위원장은 김재원 의원의 '세금 도둑' 발언에 대해 "(당시) 특조위 준비단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정쟁에 휘말림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번에 유사한 사건이 재발했다고 밝힌 후 "그동안 저는 참고 견디며 제대로 일하게 될 날만을 기다려 왔다. 이제 한계 상황에 와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직접적으로 토로했다.

그는 "특별법에 의해서 설립된 특조위는 업무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특별법 제 4조에 명확하게 적시되어 있다"면서 "일련의 사례들은 특조위의 출범을 늦추고, 중립성을 훼손하며, 조직과 예산을 축소해 제대로 된 활동을 못하게 하려는 방해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방해공작…중대결단하고 저항할 수도"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입법예고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참을 만큼 참았다'고 했다. 그는 "입법예고가 계속 늦어지고 있고, 특조위 안을 상당 부분 후퇴시켜 조직과 예산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입법예고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면서 "거듭 요청한다. 특조위의 직제·시행령안, 예산안을 존중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에도 '특별법 시행령 입법예고에 즈음한 위원장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협력과 지원을 호소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는 4월 16일 이전에 특조위 안이 존중되는 수준에서 조직과 예산이 결정되고 인적·물적 자원이 완비된 상태에서 특조위가 제대로 출범하게 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언론 기타 여러 방법을 통해 수차례 밝혀 왔다"며 "지난 2월 17일 특조위는 단일안을 정부 측에 송부했으나 정부는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 답변이 없다"고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여당에 마지막으로 요청한다"며 "만일 정말로 정부·여당이 특조위의 조직과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입법예고한다면, 위원장으로서 중대 결단을 하고 국민 여론에 호소하며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공개 경고했다.

"중대 결단의 순간…朴대통령에 면담 요청"

이 위원장은 "특조위 위원장으로서 지금이 (특조위가) 정상적인 출범을 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위기 상황이며 중차대한 결단의 순간이라고 판단한다"며 "대통령께 면담을 요청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을 침해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라고 믿는다"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특조위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출범할 특조위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5일 상임위원들은 국무총리로부터 임명장을 전달받았다"며 "대통령 중동 순방 중에 이뤄진 것이라 아직까지 대통령을 뵙지 못했다. 혹시라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소통의 부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면담 요청 배경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특조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통령께도 알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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