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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빈볼 논란, 지시자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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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빈볼 논란, 지시자는 따로 있다? [베이스볼 Lab.] '노망주'의 첫 등판 망친 빈볼
노(老)망주는 나이 먹은 유망주'라는 뜻의 신조어다. 입단 8년 차 32세의 나이에 이제 막 1군에서 40이닝을 던진 이동걸에게 부합되는 말이다. 2010년 34세가 돼서야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던 박정진도 노망주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동걸은 휘문중, 휘문고, 동국대를 거쳐 2007년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스의 지명을 받았다. 7라운드 52순위, 계약금은 5000만원이었다. 휘문고 시절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부상이 잦았다. 동국대 시절 1년 휴학을 한 것도 부상 때문이었다. 2008년 1군에서 1이닝을 던진 뒤 군입대했다.
2011년 돌아왔을 때 이동걸은 소속팀 삼성의 신고선수로 등록됐다. 유망주고 하기에는 다소 많은 나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해 29살 신고선수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처참했다. 6승5패 평균자책점 6.08. 그러나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는 좋았다.
이동걸은 군 복무 전보다 구속이 상승했다. 대부분의 투수는 군 복무 이후 한동안 본래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한다. 부족한 훈련량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걸은 달랐다. 구속이 상승했다는 것은 이동걸이 얼마나 노력하는 선수인지를 말해주는 증표다.
하지만 좋아진 구위에도 불구하고, 삼성 라이온스에 이동걸의 자리는 없었다. 그는 2013년 11월 22일, 2차 드래프트 전체 2순위에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이동걸은 삼성에서 자리 잡지 못한 이유에 대해 "경쟁이 치열했고, 심리적으로 쫓겼고, 하체이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2014년 2월, 한화 이글스의 투수조장을 맡았던 때의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이 인터뷰에서 이동걸은 2차 드래프트의 성공사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 각오 덕분이었을까. 2014시즌 이동걸은 20이닝 평균자책점 4.50으로 선전했다. 2014년 4월 5일, 꿈에 그리던 첫 1군 선발 등판 경기에서 2 1/3이닝 7실점을 기록했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일을 겪기도 했으나, 확장 엔트리 때 다시 1군 무대를 밟은 이동걸은 달라져있었다.
10월 1일부터 3경기 6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그는 10월 11일 마침내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에서 이동걸은 선발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5이닝 1실점 4삼진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입단 7년차, 31세의 일이다.
그리고 지난 12일은 이제 32세가 된 이동걸이 2015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날이었다. 이날 이동걸은 1-11로 한화가 크게 뒤지고 있던 5회말 등판했다. 그는 2아웃을 잡은 후 김민하에게 밀어내기 볼넷, 오승택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4실점을 허용했다. 타석에는 4회말 공격때 한화 투수 김민우의 공에 등을 맞았었던 황재균이 들어섰다.
이동걸이 사인을 받고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선수는 얼마 전 이적한 허도환이었다. 이동걸이 공을 던지기 직전, 허도환의 포수 미트는 황재균의 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타자 쪽으로 바싹 붙어 앉았기 때문이다.
유쾌하지 않은 이 장면은 세 번 반복됐다. 결국 마지막 공은 황재균의 몸에 맞았다. 더그아웃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이 달려와 그라운드에 모였다. 선수들이 흩어질 무렵, 마운드에 서 있던 이동걸의 앞에는 심판들이 모였다. 심판들은 이동걸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동걸은 글러브를 낀 왼쪽 팔을 옆구리에 대고 있었다. 하지만 오른쪽 팔은 열중쉬어 자세처럼 뒤에 있었고, 퇴장 명령에도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그때 감독석을 지키던 한화 감독이 그라운드에 올라와 심판들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판정이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이동걸은 그대로 퇴장당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이동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지난해 마지막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8년 차 32세 투수의 2015시즌 첫 등판은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이동걸의 시즌 첫 경기와 다양한 경로로 경기를 시청 중이던 팬들의 기분을 망친 '지시자'는 야구가 끝날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관계자를 통해 본인이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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