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약 두고 상소문 쓰는 심정으로 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쇄신 작업의 전권을 부여받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일성으로 "의원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며 "계파 모임도 중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위원회는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향후 과제를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저는 새정치연합의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새정치연합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금부터 혁신위원회의 활동 기간 중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혁신위원회의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의 현재 상태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를 이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규정하고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국민과 당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무능력 정당', '무기력 정당', '무책임 정당'이라고까지 한다"며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은 무능력에서 실력 있는 정책 정당으로, 무기력에서 활력 있는 젊은 정당으로, 무책임에서 책임 있는 신뢰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는 이후 당 소속 의원들을 계파별로 만날 것인지와 관련해 "의견 수렴은 당연히 할 것인데, 꼭 계파에 매여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호남·486 공천 물갈이' 논의나 '계파등록제' 등의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는 전날 언론 보도에 대해 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측 기사가 나가지 않게 해 달라"고 간접적으로 해당 언론사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그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초순까지 (구성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구체적 인선에 대해서는 "제가 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이 24일이고 최고위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이) 인준된 것이 오늘이라 이제 막 고민하기 시작했다. 구체적 말씀을 드릴 것이 아직 없다"면서 그는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할 수 있고,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그런 구성으로 하려 한다"는 원칙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