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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를 '세월호 참사'에 빗대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갔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3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워크숍' 도중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무능한 대응으로 메르스가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매우 커졌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보건복지부는 이미 초기 대응 실패로 실기했을 뿐 아니라, 무능한 대응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국가 자원을 총동원할 수 있다.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정부가 범정부 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며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보건소와 국공립종합병원을 포함한 광역별 메르스 대응 긴급 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또 "의료기관 등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가 시급하다"며 "정부는 메르스 감염을 피하기 위한 행동 요령과 지침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때와 다름없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범정부 차원의 종합 상황실을 설치하고, 총리 대행이 이 모든 상황을 총괄해서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세월호 이전과 이후에 완전히 바뀐다고 했지만, 공무원의 책상자리만 바뀌었을 뿐, 생명과 안전 그 무엇도 바뀐 게 없다"며 "사고가 터질 때마다 왜 대통령은 보이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오 최고위원은 "지금 잡아야 할 것은 메르스와 관련된 유언비어나 괴담이 아니다. 국민은 메르스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와 정부의 철저한 대응을 원한다"며 "남 얘기하는 것처럼 훈계하고 지적하고 평론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국가의 존엄성과 중요성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신뢰가 있을 때 확인된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메르스 국가 재난 사태를 수습하셔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더 이상 은폐는 의미 없게 됐다"며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재난 정보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 지도부가 회의한 끝에, 새정치연합은 지금까지 보건복지위원으로 구성된 메르스 TF를 격상해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대책 기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메르스 대책위' 최고 책임자를 맡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