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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노린 조작극? 미궁 빠진 '세 모자 성폭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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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재산 노린 조작극? 미궁 빠진 '세 모자 성폭행 사건' 세 모자 '수상한 행적' 논란…엄마 이 씨 아동 학대 혐의 받아
교회 목사인 남편이 자신과 두 아들에게 성매매와 성폭행 등 성학대를 가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이른바 '세 모자 사건'과 관련해, 당초 폭로와는 다른 미심쩍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누가 그들을 폭로자로 만드나?' 편에선 세 모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보다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나 의문점을 남겼다.

▲25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SBS

제작진 자리 뜨자 세 모자 '수상한 대화'

앞서 이 사건을 폭로한 어머니 이모(44) 씨는 대형 교회 목사인 시아버지와 남편 허 목사 부자가 자신과 아들들을 오랜 기간에 걸쳐 성폭행해왔고, 심지어는 가족 간 혼음과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성 학대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해 왔다.

교회 안에서 약에 취해 신도들과 혼음이 이뤄졌고 이 과정이 동영상으로 촬영됐으며, 자신과 두 아들은 이 교회 성매매 사업의 희생양이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대가 남편 허 목사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한 결과, 세 모자가 주장하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최음제, 마약 등의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남편 허 목사에 대한 혈액 검사에서도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세 모자의 진술 외에는 어떤 증거도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오히려 제작진의 3주간에 걸친 밀착 취재 과정에서 세 모자의 의문스러운 행동이 포착되기도 했다. 제작진이 인터뷰 도중 휴식 시간에 자리를 비우자, 카메라가 꺼져 있다고 생각한 세 모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넌 아주 설득력 있었어" 등의 대화를 나누다 마이크가 켜져 있는 사실을 깨닫고 몹시 당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둘째 아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제작진에게 이야기할 때, 엄마 이 씨가 웃음을 터뜨리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둘째 아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적은 진술서 말미에 '스마일 표시'를 그려넣은 점도 의구심을 낳았다.

전문가들 "신체적 학대 가능성 높지만 성적 학대 주장 신빙성 없어"


이 사건을 분석한 범죄 및 아동 심리 전문가들은 아버지 허 목사로부터의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학대는 신빙성이 있다고 봤지만 성적 학대와 관련해서는 진술에 의구심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신체적, 언어적 피해에 대한 진술은 매우 구체적인 반면 성적 학대에선 어떤 구체적인 진술도, 감정 표현도 없다는 것이다.

박지선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집단 성매매는 없었다고 생각이 되는 게 아이들이 진술하는 그 어떤 내용에도 집단 성매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특히 둘째 아들의 '스마일 표시'와 관련해 "진술서 따로,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이 진술서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했다.

표창원 범죄심리 전문가 역시 "이들이 음란물 동영상에서 본 것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히 엿보이지만, 실제로 성적인 학대가 이뤄지는 상황과 정황, 그 때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 아픔, 이런 데 대한 묘사는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주장하는대로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혼음, 가족 간의 혼음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없다. 거의 단연코 없다"고 못 박았다.

김태경 백석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특수심리치료 교수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설혹 사실이더라도 이건 명백한 학대"라며 "굳이 두 아이를 앞세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는 걸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한다는 것은 엄마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설령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미성년인 두 아이가 얼굴까지 드러내며 가족 간 혼음 등을 앞장서 증언하게 하는 것은 '학대'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어머니 이모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학대)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7세와 13세인 아들에게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시켜 수사 기관에 진술하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다. 또 지난해 입국한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배후? 피해자? 무속인 '이모 할머니'의 존재

이날 방송에선 남편 허 목사가 사건의 배후에 일명 '이모 할머니'라고 불리는 무속인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혼 과정 당시만 해도 성적 학대의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던 아내 이 씨가, 이혼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허 목사 부자의 재산이 확인되자 이 무속인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성학대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이 씨의 친정 식구들 역시 이 씨가 이 무속인에게 내림굿을 받은 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이 씨는 무속인 역시 피해자라며 전 남편 허 목사가 이 무속인에 대한 살해 계획까지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무속인과 세 모자의 관계를 파헤친 2편을 내주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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