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의 이른바 무능과 친노패권주의를 성토해온 새정치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방향을 확실히 잡은 듯합니다. 김동철 의원이 차기 대선주자들이 한 데 모이는 비대위 체제를 제안한 이후 비슷한 주장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영환 의원은 김동철 의원과 비슷하게 비대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했고, 강창일 의원은 조기에 선대위를 발족시키자고 주장했습니다.
명칭이 비대위와 선대위로 갈리지만 얼개는 같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직은 유지하게 하되 권한은 분산하는 것입니다. 권한을 나눠 갖는 주체는 좋게 말해 차기 주자들, 실제로는 계파 수장들입니다. 권한의 핵심내용은 좋게 말해 내년 총선 지휘, 실제로는 공천권입니다.
이 지점에서 다시금 튀어나오는 말이 '계파 나눠먹기를 통한 기득권 지키기' 비판입니다만 오늘은 생략하겠습니다. 너무 많이 말해 입이 부르틀 지경입니다.
따로 떼어 얘기하고픈 건 계파수장연합 주장에 담긴 비주류의 불편한 진실입니다.
비주류의 주장대로 문재인 대표의 계파패권주의가 문제라면 그 대안은 뭘까요? 응당 통합의 리더십이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비주류는 계파분할을 추구합니다. 비주류의 주장대로 문재인 대표 갖고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 그 대안은 뭘까요? 응당 전국적 간판이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비주류는 계파수장들의 골목 분담을 추구합니다.
비주류가 정말로 문재인 리더십에 불안해하고 불만이 많다면 통합의 단일리더십을 상징하는 대안인물을 제시하고 그 인물의 정치적 위상 구축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을 구축하는 경로 가운데 하나가 투쟁입니다. 기존의 당내 리더십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새로운 컨텐츠와 새로운 인물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 리더십의 반격에 단호히 맞서 싸우는 것이죠.
비록 이 과정이 거칠고 부산해도 지지층은 긍정의 눈길로 바라봅니다. 과정은 지난해도 결과는 생산적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싸움의 구도가 선명하고 싸움의 내용이 명징하기 때문에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이 가게 될 길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나의 태도 또한 분명히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평범한 원리를 모를 리 없는데도 비주류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통합의 단일 리더십을 세우려 하지 않고 '도토리 연합'을 추구합니다.
이들은 '안티 문재인'이란 정서만 공유할 뿐 '포스트 문재인'을 위한 헌신성은 나누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티 문재인' 과정에서 대안의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부상할 법도 한데 이마저도 조짐을 보이지 않습니다. '포스트 문재인'의 후보군인 계파 수장들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비주류의 투쟁은 지향도 없고 금도도 없습니다. 이게 비주류의 불편한 진실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통> '이슈독털' 내용입니다. (☞바로 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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