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태원, '아들 취업 청탁' 의혹 논란

변호사 아들의 법무공단 채용 청탁 의혹이 제기된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18일 "만약에 제가 조금이라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제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런 부분(취업 특혜)은 전혀 없었다"면서 "(이의를 제기한 법조인들이) 정보 공개 요청을 해놨으니 그 결과가 나오면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공단 지원에 앞서 지원 자격이 완화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제도를 바꾸는 부분은 제가 전혀 모르는 사항"이라면서 "공단에서 충분히 제도를 바꿔야 될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저도 당 일원으로서 당에 부담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조금이라도 이 부분에 대해 사기를 진작시켜 드려야 하는데 어쨌든 지금 의혹이 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앞서 법조인 등 527명은 김 의원의 아들이 정부 법무공단 변호사로 특혜성 취업을 했다며 정보 공개를 17일 청구했다.

이들은 "정부 법무공단이 전직 국회의원인 당시 이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새누리당 김모 의원의 아들 김모(39) 변호사에게 취업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기 고양시덕양을을 지역구로 하고 있고, 김 의원의 아들 김 변호사가 법무공단에 취업했을 당시 이사장이던 손범규 전 의원은 경기 고양시덕양구갑을 지역구로 18대 국회 의정 활동을 했다.

정보 공개를 청구한 이들은 공단의 채용 공고에서 제시한 지원 자격이 김 변호사의 지원 시기에 맞추어 바뀐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변호사의 채용이 이루어지기 전인 2013년 9월 법무공단의 채용 공고는 '법조 경력 5년 이상의 변호사'를 자격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두달 후인 2013년 11월에는 '2010년 1월 1일~2012년 3월 1일 사이에 사법연수원 수료 또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법조 경력자'라고 공고 내용이 바뀌었다.

2013년 당시 법학전문대학원 1기 출신으로 변호사가 아니라 법원 재판연구원이었던 김 변호사를 채용하기 위해 지원 자격을 바꾸었을 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김 변호사는 2013년 11월 말 공단에 합격하고 4개월 뒤인 지난해 3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청구인 대표를 맡은 김태환 변호사는 "당시 지원자 중에는 바로 업무에 투입 가능한 사법연수원 출신과 객관적으로 학점 등 조건이 나은 로스쿨 출신 후보자가 여럿 있었다"면서 "이들을 제쳐 두고 재판연구원 임기가 끝나는 3월부터나 근무가 가능한 김 변호사를 뽑은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지원 조건을 변경한 이유 △채용 시 별도의 필기시험 여부 △서류 통과자 및 단계별 합격자의 항목별 득점 현황 등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어문학을 전공하고 지방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김 변호사는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를 거쳐 작년 8월 경력 법관에 지원해 지난달 1일 자로 법관에 임용됐다.

김 의원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딸의 LG디스플레이 입사 과정에서 채용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