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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김문기는 뭘 믿고 교육부도 능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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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상지대 김문기는 뭘 믿고 교육부도 능멸하나? [상지대 민주화 일기 ⑭] 고지가 바로 저기다
오랜 세월을 끌어온 상지대 사태가 서서히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천년만년 끝없이 지속할 것 같았던 비리 재단의 복귀가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자기모순에 의해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학 민주화가 하나의 사이클을 그리며 전개되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금은 하강기와 침체기를 지나 상승기의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이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따로 할 생각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상지대 사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수많은 요인이 작용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힘이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기본 축은 김문기 구재단과 상지대 구성원의 대립이며 국회와 교육부는 제2축이 되었고 법원과 검찰, 정당과 언론, 학계와 시민 사회가 보조 축이 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고 참여했다. 이 힘들의 복합적인 작용이 '상지대 사태'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힘의 복합적인 작용은 곧 교착상태로 발전해서 길고도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누구도 힘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소모적인 분규가 지속되었다. 이 상태에서 균형을 깨뜨린 것은 김문기였다. 김문기가 상지대 총장으로 선임된 것과 징계의 포문을 연 것이 사태를 본격화한 출발점이었다. 그것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대단한 파격이었다.

▲ 상지대 건물 복도에 학생들이 붙인 '수업 거부'. ⓒ상지대학교비상대책위원회

여느 비리 재단과 다른 김문기

같은 시기에 비리 재단이 복귀한 세종대나 동덕여대에서는 주명건이나 조원영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어렵사리 이사로 선임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만족했다. 그러나 김문기는 달랐다. 대한민국 최고의 사학 비리 주범이자 사학 비리의 가장 상징적인 존재인 김문기는 어느 날 느닷없이 이사장인 아들을 제치고 일거에 대학 총장에 올랐다. 그리고 교착상태는 무너져 버렸다. 김문기가 총장에 선임되던 그 날 김문기 복귀를 앞장서서 비판했던 나는 징계에 회부되었다. 3개월 후에는 직위 해제되고 다시 1개월 후에는 결국 파면되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서 현직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차기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등 학생 대표 4명을 무기정학에 처했다. 나를 파면시킴으로써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교수들의 반대를 불관용하겠다는 노선이 확인되었다. 전‧현직 총학 대표 4명을 무기정학에 처함으로써 학생들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노선이 드러났다. 김문기가 세상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구재단 일각에서는 온건론을 조언하는 의견도 있었다. 김문기가 총장을 맡는 것은 무리수라는 의견, 적정 규모의 사재 출연으로 여론을 환기시키자는 의견, 구성원과 대립하지 말고 화합하는 모양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 등이 그것이다. 이미 이사회를 장악한 마당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으며 학내외 여론을 감안해서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었다. 오랫동안 김문기를 지지했던 소수의 학내 교수들이 이렇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문기는 반대 방향으로 내달렸다. 복귀에 대한 본인의 판단이 일차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이것을 부추긴 입김도 강하게 작용했다. 김문기가 직접 총장직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사재 출연은 필요 없다고 말하고, 김문기에게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가차없이 징계해도 무방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학내의 반대 움직임은 소수에 불과하고 다수는 침묵하거나 결국에는 김문기에게 굴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김문기와 동고동락하던 인사들이 아니므로 신흥 세력이라고 부르자. 김문기는 신흥 세력의 달콤한 강경 노선에 빠져들었다.

탐욕과 탐욕이 만나다

김문기가 강경 노선을 선택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음이 드러났다. 오랫동안 김문기를 지지했던 정통파 구재단 교수들은 대학을 알고 상지대를 알기 때문에 온건 타협적인 대응을 조언했지만 대학도 모르고 상지대도 모르는 젊은 신흥 세력은 조급한 김문기의 복수심을 부추기고 여기에 편승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해야 신흥 세력이 정통파 구재단 인사들을 제치고 대학 운영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김문기의 욕심에 불을 질렀으니 탐욕과 탐욕이 만난 셈이다.

김문기의 총장 선임과 구성원 탄압은 실로 전광석화와 같았고 거칠 것이 없었다. 상지대는 일거에 김문기 독점 체제로 전환되었다. 이사회와 본부 보직은 김문기 총장을 중심으로 한 강고한 친정 체제로 구축되었고 행동대로 나설 측근들이 특별 채용되었으며 반대를 무력으로 제압하기 위해 다수의 보안대를 고용했다. 20년 전 상지대에서 쫓겨나기 전의 상태로 빠르게 회귀했다. 동토의 왕국이 실현될 것처럼 보였다.

여기까지는 김문기가 승리한 순간이었다. 역시 김문기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은 매우 짧았다. 학생들이 즉시 움직였다. 김문기 총장실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뒤이어 교수들도 농성에 돌입했다. 사학 비리 전과자가 총장으로 복귀한 것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생각보다 강했다. 교육부도 김문기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국회가 문제로 삼았다. 교육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나섰다. 결국, 국정 감사 청문회가 열리고 교육부가 특별 종합 감사를 시작했다. 김문기 족벌 체제에 대한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 반격의 종점은 지난 7월 9일 김문기 해임으로 나타났다.

김문기는 해임되었다. 그러나 정말로 해임되었을까? 여기에 상지대 사태의 해답이 존재한다. 첫째, 김문기는 해임되었지만 아직도 위장 해임의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언제 다시 복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둘째, 총장직에서 해임되자마자 총장실을 설립자실로 바꾸고 설립자 행세를 하면서 대학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 셋째, 이사회와 대학 본부가 김문기 하수인들로 가득 차 있다.

결론은 김문기 해임으로 상지대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문기가 총장이든 아니든 상지대에는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김문기가 해임된 상지대는 과거와 똑같이 구성원을 징계하면서 김문기 없는 김문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김문기 해임 외에는 아무 대책이 없고 국회가 할 수 있는 조치에도 한계가 있다. 이런 해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 못 하면 우리가 나설 수밖에

결국, 구성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결단할 수밖에 없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결정할 수밖에 없다. 국회가 조치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우리의 단호한 결심과 우리의 굳건한 실천이 상지대 민주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1. 그 실천이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나타났다. 오랜 고민 끝에 학생들은 무기한 수업 거부에 돌입했다. 그리고 16일째 전면적인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수업이 완전히 중단되었고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작년에도 1주일 수업 거부를 했지만 작년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미래가 불확실해서 성적과 스펙에 혈안이 되어 있던 학생들이 강의실을 박차고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더 이상 김문기 체제를 용인할 수 없고 김문기가 강요하는 반교육을 교육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 농성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작년 8월 김문기 총장 선임 이후 교수 천막과 학생 천막 두 개로 400여 일간 농성을 이어오던 교수와 학생들은 대학 본관과 동악관 사이에 35개의 천막을 설치했다. 한두 개의 천막은 예사로 볼 수 있는 일이지만 35개의 천막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주간과 야간을 구분하지 않으면 학과가 40개도 되지 않는 대학에서 35개의 천막이 설치되었다는 것은 거의 모든 학과가 농성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3. 학생이 거리로 나오자 교수들도 움직였다. 지금까지는 김문기를 반대하거나 징계를 반대하는 소극적인 수준의 활동을 했는데 학과장들이 자발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하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집단적 활동으로 발전했다. 대학의 수업과 연구는 학과 단위로 움직인다. 대학 운영의 모세혈관 역할을 담당하는 학과장들 대부분이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대학 운영이 전면적으로 중단된다는 뜻이다. 학과장들의 집단적 사퇴는 교수들이 김문기 체제를 거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4. 교수에 이어 대학 직원들이 학교 행정을 비판하면서 농성에 합류했다. 구재단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김길남이 이사장이 된 시점부터 직원들은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김문기가 총장이 되어 구성원을 탄압하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던 직원들이 대학 본부를 비판하고 이사회 사퇴를 요구하면서 드디어 거리로 뛰쳐나왔다. 대학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움직이면 대학 행정은 파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5. 이런 상황에서 김문기는 10월 8일 국회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실제로 출석할지 작년과 올해 국정 감사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것처럼 다시 출석을 거부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문기가 출석하든 출석을 거부하든 상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출석하면 국회의 지탄을 받고 그 상황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것이고 출석을 거부하면 그것 자체가 논란이 되어 국회가 형사 고발할 것이다.

김문기는 작년에 두 차례 국회 국정 감사에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그것 때문에 작은아들 김길남에게는 동행명령장이 발부되었고 김문기는 형사 고발되어 기소된 상태에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올해 9월 10일 국정 감사 청문회에는 큰아들 김성남만 출석했다가 위증 혐의를 받았고 김문기는 허위 불출석한 것이 드러난 상태인데, 다시 불출석한다면 가중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출석해도 문제이고 출석을 거부해도 문제이니 진퇴양난, 진퇴유곡은 이런 상황에 쓰라고 만든 말이다.

6. 검찰이 다시 김문기를 기소했다. 지난 3월에 금감원이 고발한 저축은행 불법 대출 건으로 기소한 것인데 김문기가 딸에게 5억 원을 불법 대출한 것이 확인되었다. 2011년에 드러난 저축은행 배임 횡령 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사한 사건으로 다시 기소되었고 작년 국회 증인 불출석 건으로 기소된 사건의 재판도 진행 중이니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같은 시기에 큰아들 김성남과 함께 고발된 정치 자금 비리는 며느리가 책임지도록 하고 빠져나갔지만, 이 상황에서 김문기가 빠져나갈 길이 과연 있을지 궁금하다.

7. 김문기 족벌 체제 내부에서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상지대를 놓고 '형제의 난'을 진행하는 중이고, 김문기가 선임한 이사들은 제 살길을 모색하는 형국이다. 김문기가 선임한 보직 교수 일부는 이미 족벌 체제에서 이탈했고 남아 있는 보직들 사이에서는 이권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나머지 보직들은 비겁하게도 상황을 회피하거나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8. 국회와 언론은 교육부의 미온적인 대응 자세를 비판하면서 재감사를 촉구하거나 임시 이사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 11월의 특별 종합 감사에도 불구하고 상지대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일로에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연일 상지대 사태를 보도하면서 교육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 상지대 캠퍼스에 붙은 현수막. ⓒ상지대학교비상대책위원회

교육부는 왜 나서지 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교육부는 왜 미적거리는 것일까? 황우여 장관이 김문기를 옹호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교육부가 김문기를 비호하는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이미 김문기를 버렸다. 교육부는 김문기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학을 옹호하는 것이며 비리 재단의 안정적인 복귀를 옹호하는 것이다. 김문기도 비리 재단의 일원이니 옹호할 수 있지만 김문기의 존재가 사학의 안정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버릴 수밖에 없다. 결국, 김문기가 총장이 되어 상지대 분규가 재연된 시점에서 교육부는 김문기를 포기했다.

작년 특별 종합 감사에서 교육부가 상지대 이사회의 파행과 임원 간 분쟁을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오직 김문기 한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추었던 것은 이것 때문이다. 김문기 한 사람에 대한 표적 조치로 상지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체 사학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했다. 김문기 때문에 상지대에 임시이사를 파견함으로써 다시 사학의 운영 체제가 변경되는 것을 회피하려고 했다. 이것은 교육부의 뜻이 아니라 권력의 뜻이며 권력에 줄을 댄 사학 일반의 뜻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판단은 완전히 틀렸다. 지난 1년간의 교육부의 여러 행정조치는 형편없는 졸작이 되어버렸다. 교육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지대 사태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날로 악화되었다. 김문기는 공공연하게 교육부의 조치를 거부하고 건건이 재판을 걸면서 교육부 장관을 능멸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더구나 청주대, 수원대, 수원여대, 한마음고, 대성고, 하나고 등 전국의 수많은 대학과 학교에서 새로운 사학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무능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빠져든 것이다. 교육부의 실패는 교육부의 정책적 실패 때문이고 그 배경에는 교육부의 심각한 오판이 자리잡고 있다.

첫째, 교육부는 자기모순적 판단 착오에 빠졌다. 교육부가 김문기를 비호하고 비리 재단을 비호하는 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김문기를 비호하고 비리 재단을 비호하는 한 교육부는 비리 재단의 숙주라는 오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교육부가 사학 비리를 옹호하는 것은 검찰이 도둑놈을 옹호하는 것과 같은 것이어서 스스로 제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다. 이런 초보적인 사실 판단도 못한 교육부가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물론 그 실패의 책임은 후일 교육부가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몫이다.

둘째, 교육부는 김문기를 너무 우습게 봤다. 김문기는 선인재단의 백인엽과 다르고 조선대의 박철웅과 다르다. 하물며 세종대의 주명건이나 동덕여대의 조원영이나 경기대의 손종국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문기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하여 부동산 거부를 일군 사람이고 40대에 통대의원이 되고 50대에 3선 국회의원이 되어 정치와 권력을 움켜쥐었던 사람이다. 하물며 이런 사람을 청주대의 김윤배나 수원대의 이인수, 수원여대의 이재혁 정도로 과소평가하여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김문기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경동대의 전재욱이나 서남대의 이홍하도 김문기에게는 한참 못미친다.

셋째, 교육부는 김문기와 김문기 체제를 구별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족집게처럼 상지대에서 김문기만 솎아내면 상지대가 안정되고 교육부도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정치학의 상식인 비결정(non-decision)의 원리에 무지한 판단이다. 권력의 힘은 지위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지위를 창출하는 본원적 권력은 지위와 무관하게 작동한다. 그러니 김문기가 총장직에서 해임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판단은 실로 어리석은 것이다. 김문기는 총장이어서 힘을 갖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총장으로 만들 만큼 권력을 가진 것이며 그 힘은 총장에서 해임되어도 의연히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교육부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상지대 정이사 체제를 무너뜨린 2007년 상지대 대법원 판결과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발족에서 본격화된 김문기의 상지대 복귀 작전은 이제 실패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주고 처참하게 끝나가는 국면이다. 교육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2000년대를 수놓았던 비리재단의 화려한 복귀 물결은 상지대에서부터 허망하게 스러질 운명에 처했다.

우리는 김문기 사학 비리와 40년을 싸웠다. 그 과정에서 김문기를 알게 되었고 교육부도 알게 되었다. 김문기에게 대학을 잘 운영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주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교육부가 그 책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직 우리의 힘으로 대학 민주화를 달성할 것이다. 수명이 다한 상태에서 마지막 거친 숨을 헐떡이며 버티고 있는 쇠잔한 김문기 족벌 체제를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정리할 것이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교육부와 함께 그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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