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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누리당, '육갑(六甲)'부터 손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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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재인 "새누리당, '육갑(六甲)'부터 손봐라!" 문재인發 민생 개혁 방안 제시, "전·월세 피크제 도입해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8일 박근혜 정부의 노동·공공·금융·교육 분야 4대 구조 개혁의 '맞대응' 격인 주거·중소기업·갑을·노동 분야 4대 개혁을 제안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 정부-여당이 '민생' 프레임으로 급격히 기수를 돌리는 것에 대한 맞대응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경제 성장의 과실을 재벌·대기업이 독식하고 가계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4대 개혁은 우선순위도 틀렸고 옳은 내용도 아니다. 제대로 된 민생 경제 대책이 못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말 국민에게 절실하고 민생 경제를 살릴 진짜 4대 개혁은 주거 개혁, 중소기업 개혁, 갑을 개혁, 노동 개혁"이라며 각 분야에서의 개혁 방안과 그를 위한 입법 방향을 제시하고 새누리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첫 번째 과제로 제시된 '주거 개혁'을 문 대표는 △전·월세 피크제(상한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표준 임대료 도입 △공공 임대 아파트 확대와 같은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문 대표는 "전·월세 대란의 원인은 보편적 주거 복지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의 공약 파기 때문"이라면서 박근혜 정부는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시키는 것이 대안이라며 '빚내서 집 사라'는 엉뚱한 대책을 내놓았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매매 활성화 정책은 가계 부채를 급속하게 악화시키는 한편 전·월세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다"면서 "전·월세 피크제로 서민의 주거 안정을 이뤄내는 것보다 더 절실한 민생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여당의 이른바 '노동 시장 구조 개혁'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임금 피크제'를 겨냥해 "피크제가 필요한 것은 임금이 아니라 전·월세 가격"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이 민생을 말한다면 우리당이 발의해서 오랫동안 논의해온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권' 법안을 더 이상 발목 잡지 말고 이번 정기 국회에선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적정 임대료를 산정하는 '표준 임대료' 제도의 도입을 합의해야 한다"고도 요청했다.

그는 "또 월세 전환율을 기준 금리 더하기 3%로 억제하여 전세와 월세 간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체 재고 주택 대비 5.5%에 불과한 공공 임대 주택은 "평균 11%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문 대표는 주문했다. 그는 "이것은 박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면서 "공공 임대 주택의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민생 말한다면 전·월세 피크제부터 도입해야"

문 대표는 이어 "성장도 일자리도 소득 증대도 이제 중소기업이다. 전체 기업의 99%인 중소기업이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개혁과 갑을 개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중견 기업으로, 중견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공생의 산업 생태계와 '성장 사다리'가 무너졌다"면서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소상인의 △업종 △골목상권 △해외직판 활로 △기술을 지키고 돕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어 "현행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는 실효성에 한계가 많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추진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또 상업 지역 내에는 1만 제곱미터를 초과하는 대규모 점포를 건축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 해외직판지원센터를 설치해 중소기업 해외 직판을 종합적으로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해외직판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자금 및 인력 지원도 공약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제한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원-하청 거래에선 원가 구조와 기술에 대한 공개 요구를 원칙적으로 금하겠다"면서 "기술 유출에 따른 손해 배상액도 5배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하도급법에 따르면 기술 유용 적발 시 피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해야 한다.

문 대표는 또 "중소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겠다"면서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법(Network Contract Law)처럼 중소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국내외 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그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의 집단교섭권 강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성과공유제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임금공유제 확산 및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적극 추진 △최저 임금 기준 변경과 연동한 하도급대금 조정 청구 법제화를 약속했다.

문 대표는 이날 대표적인 여섯 가지 갑질을 '육갑'이라고 부르며 이를 근절하겠다고도 밝혔다. 그가 제시한 '육갑'은 ①대리점업계의 밀어내기 판매 강요 행위 ②가맹점업계의 고가 인테리어 강요 행위 ③제조하도급에서 부당한 원가산정 요구와 남품단가 후려치기 ④건설하도급에서 추가공사비 미정산 행위 ⑤대형유통점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반품 행위 ⑥기술설명회 등을 빙자한 기술편취와 탈취 행위 등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식 '노동 개혁'…노동시간 단축·사내유보금의 고용 투자

정부-여당이 이번 정기국회 중 '과제 완수'를 목놓아 외치고 있는 노동 시장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새정치연합의 '맞 정책'이 제시됐다.

문 대표는 이날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의 본질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고용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노동 개악"이라면서 "임금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하고 230만 명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저임금 구조,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려 627만 명에 달하고 임금 격차가 극심한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한 정책으로 △노동 시간 단축과 이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기업 사내 유보금을 활용한 청년 일자리 창출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한 청년구직촉진수당 신설 등을 제시했다.

문 대표는 우선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한 것은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라면서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 노동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면 최소 11만2000개, 여기에 운수업 같은 '노동시간특례업종'까지 확대하면 15만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을 포함하여 일주일에 52시간의 근로 원칙을 분명히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겉으로는 '노동 시간 단축'이라고 포장해 지난 9월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는 정반대의 내용이다.

새누리당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주 근로 시간을 최대 60시간까지로 열어두고 있다. 법정 근로 시간 40시간에 노사 합의 시 가능한 최대 연장 근로 시간 12시간에 더해, 이른바 '특별 근로' 8시간을 덧붙일 수 있게끔 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휴일 근로는 연장 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일방적인 행정 해석으로 최대 주당 68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했던 상황을 정상화하려는 취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향의 개정안이다.

문 대표는 이어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도 시급한 과제"라면서 "인턴이나 임시직과 같은 나쁜 일자리가 아니라 정규직의 좋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공공 기관은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채용해야 하나 넷 중에 하나꼴로 지키지 않는 실정"이고 "학교 비정규직 등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전환 또한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처럼 "청년 일자리 확대와 고용 안정에 정부부터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을 뿐,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제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입안 되어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확산의 시발점이 된 '기간제법'에 대한 개정 방향 또한 이날 제시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문 대표는 대신 "재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며 "사내 유보금을 청년 고용에 투자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인턴의 정규직 전환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청년채용할당제를 민간 대기업에도 확대 적용해, 300명 이상의 대기업인 경우에는 전체 고용자 가운데 3% 이상을 청년들로 채우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이 내놓은 '사내유보금 과세법안'은 사내유보금을 청년일자리 만들기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 대표는 최근 서울시와 성남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한 '청년구직촉진수당'의 법제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고용보험법' 개정으로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하여 일정기간 취업준비생들의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취업에 소요되는 학원비나 교재비 등 취업 준비자금을 대학생 학자금 대출처럼 대출해주고 취업이 되면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도 강구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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