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나선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이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거물급' 인사들의 글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단장은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비례대표 후보 출마 선언을 한 직후 임동원·이종석 두 전직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응원 메시지를 보내 왔다"고 밝혔다.
김 단장에 따르면, 임 전 장관은 "김 단장은 탁월한 통일·외교·안보 전문가인 동시에 준비된 정치인"이라며 "한반도 평화 공존의 새 역사를 만드는데 전략가인 김 단장은 꼭 필요한 인물이다. 정의당 당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유권자인 정의당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이 전 장관은 "쉬운 길 놔두고 정의당을 택해 어렵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셨는데 이번에 꼭 국회 진출하시기를 기원한다"며 "김 단장이 국회에 진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가 참 변혁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라고 응원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김 단장이야말로 정의당의 보배이다. 그런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우리 정치가 산다"고 호소하면서 "김 단장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방 개혁을 이끌 인재"라고 극찬했다.
김 단장과 임·이 전 장관, 문 교수는 모두 진보 성향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 '한반도평화포럼' 회원이며, 특히 임 전 장관은 백낙청 서울대 교수와 함께 포럼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렇기는 해도, 총선 본선도 아닌 당내 경선에 이들이 특정 후보 지지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단장 개인에 대한 지지이기도 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이슈 자체에 대한 관심 호소의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단장은 지난 18일 <프레시안>과 팟캐스트 <시사통 김종배입니다>가 공동 주관한 '정치통' 방송에서 "저는 보수의 앞마당을 휘젓고 다니는 최초의 진보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서 최초로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었고(☞관련 기사 : 김종대 "나는 보수 앞마당의 '폭발물 처리반'"), 열흘 후인 28일 정식으로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선언을 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당 대표나 지도부에서 정하지 않고, 당원 투표를 통해 정한다. 여성과 장애인은 별도 선거를 해 우선 순번을 부여하며, 일반 명부 최다 득표자는 2번 후보가 된다. 김 단장은 일반 명부에 속하며, 조성주 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 강병수 인천시의원 등과 경쟁하게 된다. 선거운동 기간은 3월 1~5일, 투표 기간은 같은 달 6~11일이다.
다음은 김 단장의 출마 선언문 전문(全篇).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종대입니다.
지금도 국회에서는 기나긴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지나간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제가 작성한 기무사 개혁안, 군 인사 개혁방안이 저장된 컴퓨터의 본체가 감쪽같이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행정관으로 부임한 뒤 알게 된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제가 그동안 기무사로부터 영장도 없이 감청을 당해 왔다는 것입니다. 국방 전문 언론사를 운영했던 시절에도 저와 회사의 이메일이 모두 기무사에게 감청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당해 본 사람은 그 심정을 압니다. 인권을 보호할 장치가 부실한 상황에서 정보기관에 막강한 권한을 주면 반드시 악용할 것입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테러 방지법은 언제든 우리를 훔쳐보는 몰래카메라가 될 뿐만 아니라 국민을 길들일 몽둥이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안보는'가짜 안보'입니다.
보수정권은 항상 북풍으로, 종북몰이 색깔론으로, 테러의 위협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괴롭혀 왔습니다. 그들이 안보를 강조하면 도리어 한반도 안보는 더 위험해지기만 했습니다. 그들은 실패한 안보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고 원인을 야당에 전가했습니다.
김종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가짜 안보'와 단호히 맞서 싸우겠습니다. 그것이 김종대의 숙명이자,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이유입니다.
김종대의 국방·안보경력은 25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국방론에는 저의 손때가 묻어 있고, DMZ 지뢰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은 곽 중사 사고를 계기로 개정된 소위 '곽중사 법'도 김종대가 아니었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보수의 안마당'이 된 국방·안보를 '시민의 광장'으로 바꿔 놓겠습니다. 가짜 안보의 지뢰를 걷어내면 민주주의와 민생, 노동과 복지가 더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 김종대는 1호 법안으로 '군피아 방지법'을 발의할 것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안보는 애국심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후안무치한 '무면허 안보'입니다. 병역의 의무를 면탈했으면서도 국가 안보의 고위직에 자리를 틀고 앉은 자들은 다름 아닌 '내부자들'입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에 의한 패권적 국방 체제에서 주권자인 시민이 통제하는 국방은 불가능합니다. '군피아 방지법'은 군 출신이 국방부 장관으로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 청년당원 동지 여러분!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을 두고 있는 당원 동지 여러분!
이제 노동의 눈으로도 안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국방정책은 청년정책과 고용정책과도 융합되어야 합니다. 고졸 청년이 군대에 가려면 평균 24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21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뒤에도 평균 취업 대기 기간이 1년이나 됩니다. 결국 군 복무 21개월을 위해, 취업까지 3년이라는 피 같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김종대는 군 복무로 인해 소중한 청춘의 시간을 앗아가지 못하도록 군 입대 연령을 만 18세에서 1년 더 낮추고, 재학 당시부터 희망하는 군부대를 선택하는 '군입대 예약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도입되면 우리나라 청년의 사회진출을 2년 이상 앞당길 수 있습니다. '끌려가는 군대'가 아닌 '청년이 선택하는 군대'가 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조직도 없고 기반도 약합니다. 진보 정치에도 한발 늦게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러나 김종대를 선택하면 정의당은 보다 강해지고 보다 넓어집니다. 당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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