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개인용 컴퓨터)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성공했던 페이스북이,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에 접어든 뒤에도 순항할 수 있을까. 이런 회의감은 확실히 옅어진 분위기다.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고, 챗봇(Chatbot, 인공지능 메신저) 시장에 진출하는 등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해 1분기 매출 53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는 6조816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5억1000만 달러다. 우리 돈 1조7349억 원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의 세 배에 가깝다.
IT업계에선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 번째는 올해 1월 시작한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4년 전 인수한 인스타그램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인수, 한국 대기업에게선 기대하기 힘든 성공 사례
라이브 비디오는 휴대전화로 현장 비디오를 찍어 이를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생중계할 수 있는 서비스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더 오래 잡아두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에 비례해서 광고 수익도 늘어난다.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는, 페이스북 경영진의 결단력이 돋보인 사례였다. 10억 달러(약 1조 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창업한 지 1년 6개월 된 회사였다. 직원 수는 13명이었다.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는 20대 청년이었다. 이런 회사를, 페이스북은 1조 원에 샀다.
일부 IT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에도 페이스북이 경쟁력을 가질지에 대해 회의하곤 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과 사진은 대개 PC에서 입력한다. 그걸 주로 모바일 기기로 본다. PC와 모바일 기기 이용이 각각 균형을 맞춘 시점에 페이스북이 등장했으므로 성공했다는 게다. 이는 장기적으로 위험 요소다. PC이용 비율이 확 떨어진다면, 모바일 기기로 페이스북에 접속했을 때 볼만한 콘텐츠가 드물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전문가 집단에서 확산될 무렵, 인스타그램이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은 모바일로 사진을 입력해서, 모바일로 보기에 좋은 구조다. 페이스북에 비해 젊은 층이 이용한다. 모바일 세대에겐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이런 판단과 함께,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측에 인수 제안을 했다. 그렇게 사들인 기업이 한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기다렸고, 이제 열매를 수확한다. 한국 대기업 경영진에게선 기대하기 힘든 성공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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