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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해결했으면, 세월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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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해결했으면, 세월호 없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농성장서 연대 발언 눈길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세월호 사건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건"이라며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와 피해자 가족 안성우 씨가 16일 세월호 농성장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신종 쿠테타, 신유신독재 타파를 위한 천주교 시국기도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퓨'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아내와 7개월 된 태아를 떠나 보낸 안성우 씨는 "가족을 잃었고 국가와 기업에 비참하게 짓밟혔다"며 "세월호와 똑같다"고 했다.

"뱃속의 아이를 먼저 보내고 집사람이 아이가 걱정됐는지 삼일 만에 같이 갔습니다. 그런데 하나 남아있는 아이마저 폐섬유화 증세를 앓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기업이고 정부인데, 소중한 가족을 잃은 저는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은 비참합니다.

대한민국이 국가가 맞습니까.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 이렇게 사과하면 됐을 겁니다. 그런데 5년간 피해자들을 더욱 괴롭혔습니다. 전부 기업 편이었습니다. '왜 국가 세금을 써서 이들을 구제해줘야 하느냐'며 망발을 했습니다. 교통사고라고 했습니다. 이게 국가입니까. 결국, 피해자들을 거리로 나서게 만들고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서 발언 중인 가습기 피해자 가족 강찬호 씨(왼쪽)와 안성우 씨. ⓒ프레시안(서어리)

안 씨는 "여기 있는 세월호 단원고 부모들이 저희 집사람과 살았을 때 제 주변에 살던 이웃이었다"며 "세월호를 보며 기운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나몰라라 했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알려지면서, 지금까지는 이런 내용을 모르다가 피해 접수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잠재적인 피해 규모를 말하면 지구상에도 처음 있는 일이고 어디까지 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조사 발표를 한 후 수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5년이 흘렀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었고, 그 이후 세월호가 터졌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정치권이 나서서 특별법을 만들었다면, 우리 사회는 이렇지 않을 겁니다. 지금 그나마 '옥시' 소비자 불매 운동이 놀랍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믿고, 환경 단체를 믿고, 더 이상 이런 참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세월호와 함께 나란히 국회에 갔으면 합니다."

기도회에 참석해 이들의 사연을 들은 신부들과 수녀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당신이 만든 피조물이 자본의 도구로 이용되고 생명의 존엄함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저항을 불어넣어 불의한 악에 맞서 이땅에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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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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