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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억대 리베이트 의혹…김수민·박선숙 등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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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억대 리베이트 의혹…김수민·박선숙 등 고발 선관위, 새누리 이군현도 정치자금법 위반 검찰 고발
국민의당이 4.13 총선 당시 선대위 홍보위원장이었던 김수민 의원(초선, 비례대표) 관련 업체에 수십억 원어치의 일감을 몰아주고, 이 홍보업체와 관련된 업체들로부터 수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가 다른 업체들과 허위 계약서를 체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2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받았다는 것. 김 의원은 '허니버터칩' 포장지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에 영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의혹과 관련, 김 의원과 국민의당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 등을 검찰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의원은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받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박 전 사무총장과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은 선거 비용 회계 보고 등을 허위로 한 혐의다.

이날 선관위에 따르면,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홍보업체 B사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와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1억1000만 원을 리베이트로 받았다. 선관위는 "2억 원을 요구한 (국민의당) 선거사무장의 지시에 따라"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즉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 선거사무장이었던 왕 부총장이 공보물 제작 업체에 2억 원의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통상 정당의 선거사무장은 사무총장이 맡지만, 박 전 사무총장은 본인이 비례대표 선거 후보여서 왕 부총장이 사무장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B사는 다른 광고 대행 업체와도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6820만 원을 제공받았다. 이 광고 대행 업체는 자신의 업체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에서 결제되는 체크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국민의당 홍보 관련 TF팀원들에게 600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즉 이 광고 대행 업체는 B사와 국민의당에 모두 1억2820만 원을 불법 정치 자금으로 제공했다는 것이 선관위의 주장이다. 이 업체가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한 것은, 김 의원이 1억 원을 리베이트로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선관위는 밝혔다.

선관위는 나아가 박 전 사무총장과 왕 부총장에게도 김 의원과 사전 공모해 선거 비용 처리를 허위로 한 혐의를 두고 있다. 선관위는 "이들은 사전 논의 및 지시해, 불법 정치 자금 2억3820만 원을 수수하기 위한 명분으로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작성해 보전 청구 및 회계 보고에 사용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왜 국민의당이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20억 원어치나 홍보비를 썼느냐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30세)이고, 4.13 총선을 앞두고 당에 영입돼 비례대표 안정권인 7번 공천을 받았다. 정치권의 관행대로라면 김 의원이 당에 '공천 헌금' 또는 '특별 당비' 등을 내는 게 맞지만, 오히려 당이 김 의원 쪽에 돈을 몰아준 모양새가 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홍보 일감을 맡긴 것은 정상적인 차원의 선거 비용 집행이었고, 김 의원이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이나 홍보TF 당직자들이 업체에서 제공한 체크카드를 선거 비용으로 쓴 것은 '개인적 일탈'일 가능성도 있다. 반면 나중에 국고 보조금으로 보전될 것을 염두에 두고 홍보비 집행 액수를 20억으로 허위 계상해, 당 핵심 관계자(김 의원) 관련 업체를 통해 조직적으로 선관위 보조금을 빼돌리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가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당연히 후자일 가능성이다. 특히 선관위는 박선숙 당시 사무총장을 사실상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선거사무장이었던 당 사무부총장이 업체에 리베이트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대목도 예사롭지 않다. 검찰 수사 결과 이같은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는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게 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일관되게 "부패 척결"을 강조해 왔고, 국민의당은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검찰에 기소만 돼도 즉시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당헌으로 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 2개월간 국민의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가 초선 의원들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사이(왼쪽 2번째)가 김수민 의원. ⓒ연합뉴스

한편 선관위는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4선, 경남 통영·고성)에 대해서도 검찰 고발 조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지급된 급여액 가운데 2억4400여만 원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 자금을 조성, 이를 활용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이 의원은 이같이 조성한 불법 자금을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보좌진의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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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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