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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박근혜 사퇴 거부시 야3당 의원 총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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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박근혜 사퇴 거부시 야3당 의원 총사퇴해야" [토론회] 정치학자·법학자 "탄핵 요건은 충분하지만, 부작용 우려"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16일 "모든 방안을 동원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하면 야3당이 공동으로 의원직을 총사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국민 법정에 세우다'라는 주제로 연 긴급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조국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변호인단과 함께 청와대에서 장기 농성에 들어갔다. 본인의 버거운 자리를 그만두시고 '길라임(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이라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게 본인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조국 교수는 "이 모든 문제의 중심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특검을 통한 수사가 120일 동안, 2017년 4월까지 진행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71조에 따라서 국회가 선출한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 가장 합헌적인 방법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탄핵에 대해서 조국 교수는 "정치적 탄핵은 이미 이뤄졌고 남은 것은 법적 탄핵인데, 탄핵을 하면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 "황교안 현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고, 탄핵 소추 위원은 현 법사위원장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맡게 되며, 기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7년 3월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두 자리를 임명하지 않거나, 여야 합의가 안 돼 7명의 헌법재판관이 유지되면, 공석이 된 두 명은 법률상 자동으로 '(탄핵에 대한) 반대표'로 계산되게 돼 있다"면서 "탄핵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조국 교수는 "그러나 최후 수단으로 탄핵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적 압박이 계속돼야 하고, 특검 수사를 통한 범죄 혐의를 확정해야 한다. 특검은 진실을 밝히는 것 외에도 최후의 수단인 탄핵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탄핵을 마지막 카드로 남겨놓는다면 '정치적인 해법'이 남는다. 조국 교수는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여러 방법을 제시했는데, 야3당이 공통 로드맵을 확정해야 한다"며 "법적, 제도적 방법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의회 정치와 광장의 정치를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는 "특검 수사가 내년 4월까지 이어지고, 의회 정치와 광장 정치가 계속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청와대에서 농성을 하실 경우 어떻게 할 건가의 문제가 남는다"며 "모든 방안을 동원했는데도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하면 야3당이 공동으로 의원직에서 총사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전제군주의 발작적 결정' 중단시켜야…탄핵은 우려"

정치학자인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도 "탄핵을 저는 주저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의 시민화, 정치의 의회화라는 공화주의의 원리에 맞지 않고, 정치 사법화를 통해 소수의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적 해석으로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실적으로도 (탄핵에는 최장 8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리므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명림 교수는 현 시국에 대한 해법으로 "국회가 빨리 총리를 제청하고, 총리가 각료를 제청해야 한다"며 "법무부 장관 임명이 중요하고, 국정 교과서도 새로 임명된 교육부 장관이 얼마든지 정지시킬 수 있다. 통일, 보건복지 등 중요한 사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박명림 교수는 "정치학에서는 '가산(家産)주의'라고 얘기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를 세습받은 사적 소유물, 가산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국가 공조직을 사적으로 운영하면서 모든 법률을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개헌 제안, 총리 임명,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합의, 국정 교과서, 사드 배치 등에 대해서는 "'전제군주의 발작적 결정'이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정책 결정이 사적으로 급변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무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국가가 위험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탄핵 요건 충분…퇴진 거부 이유로 헌법 든 건 헌법 능멸"

헌법학자인 임지봉 서강대학교 교수는 '탄핵' 요건에 대해 헌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지봉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공화국 원리, 국민 주권 원리, 대의제 원리, 직업 공무원 제도 같은 헌법의 근간을 뒤흔들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행위 자체가 중대한 헌법 위반이다. 탄핵 사유다. 내가 헌법재판관이라면 무조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봉 교수는 "탄핵까지 갈 필요도 없다고 보지만, 탄핵으로 가더라도 헌법재판관 9명이 아무리 보수적이라도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분은 없으리라 본다"며 "법조인으로서의 기본 양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기 5년이 보장됐다고 하는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게는 보장된 임기가 없다. 국민이 헌법 유린으로 퇴진하라고 하는데, 퇴진 거부 사유로 어떻게 헌법을 드나. 이건 헌법 유린을 넘어 헌법 능멸이고, 헌법을 만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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