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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투표 안하는 것과 노동배제는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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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투표 안하는 것과 노동배제는 다른 말" [진보단일화②] "민노당 내부 경선 방식대로 하자"
이번 4.29재선거에 대한 민심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판의 주체, 주인은 과거 10여년간 신자유주의와 사회양극화의 추진세력이었던 민주당이 아니라 노동자와 민중의 여망을 대변하는 진보정치세력이 되어야 하지않겠나?

그러나 노동자도시 울산에서 한나라당과 싸우고, 자본과 권력에 대한 노동자 서민의 분노를 조직해야 할 진보진영이 서로 경쟁하고 서로 비판하면서 이전투구를 한다면, 현장 노동자과 지역주민들은 진보정치 일반에 대해 냉소와 환멸밖에 남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그래서 당선이라는 목적지 못지않게 민심을 읽고 수렴하려는 노력과 과정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진보신당은 울산북구 단일화 협상이 난항이 직면하고 어렵더라도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결코 접을 수가 없다. 그러나 또한 단일화의 과정은 억지와 비합리와 몰상식의 과정이 아니라 국민과 지역주민, 현장노동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어렵더라도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 있고, 손쉬운 길이라는 유혹을 이겨내야 할 때도 있다.

'총투표'뒤에 있는 네 가지 문제점

진보신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에 대해 처음부터 4대 불가론을 제기했었다.

첫째,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특수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총투표를 서로 다른 두 정당 후보단일화의 유력한 수단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한국의 진보운동에서 소중한 조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더라도 한쪽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조직의 투표를 양 당 단일화의 유력수단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임원선거에서 부정투표 논란이 있어서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라는 사실을 보더라도 총투표 과정의 공정성과 부작용, 갈등과 분쟁의 여지가 너무 크다. 더구나 이번은 민주노동당 한 정당의 내부 경선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라는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단일화 과정이기에 더 위험하고 걱정이 큰 것이다. 의도하지 않는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된다면 국민들은 냉정하게 기대와 희망을 접을 것이다.

셋째, 민주노총 총투표라는 것은 결국 조직노동자, 정규직 노동자, 대공장 노동자 중심의 사고다. 이것은 거꾸로 노동조합조차 갖고 있지 못한 수많은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 노동자들을 이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시켜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진보신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넷째, 노동현장에서 총투표 과정이 동원 경쟁, 상대에 대한 비방 경쟁으로 이어지게 된다면현장의 조직력, 실천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상호반목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현장 활동가들의 고민과 걱정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4대 불가론은 특정 후보에 대한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총투표가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과 후폭풍에 대한 사려깊은 우려인 것이다.

'민주노동당 방식'으로 하자는 이야기다

이미 민주노동당은 김창현 후보와 이영희 후보의 내부 단일화 과정에서 '조합원 총투표'가 아니라 '조합원 표본 면접조사'라는 방식을 진행한 바 있다. 총투표의 현실적 어려움,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에서도 울산북구 현대자동차 조합원을 표본추출하여 면접조사를 통해 내부 경선과정에 반영시켰다는 이야기다. 진보신당은 바로 이러한 민주노동당 방식으로 지역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자는 것이다.

진보정당이 노동자를 중심에 두고 사고하고 실천한다면, 그 노동자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지, 공정성과 부작용의 우려가 큰 총투표를 고집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니다.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에서는 조합원 표본 면접조사 방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과의 경선에서는 조합원 표본 면접조사는 절대 안되고 반드시 전 조합원 총투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민주노총 총투표를 한 적이 있었다. 2002년과 2006년 울산시장 선거 때 다.그러나 국회의원 선거 시기에는 2000년, 2004년, 2005년(북구재선거), 2008년 동안 단 한번도 총투표를 한 적이 없다.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노총이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동당의 '내부' 경선이었다는 점 그리고 울산시장의 선거구와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 투표가 일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이번 4.29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와 전혀 다르다.

이번 후보단일화와 유사한 것은 서로 다른 정당 후보의 단일화라는 점에서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 케이스다. 이때 100%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했다. 더 유사한 사례는 이번 4월 8일 진행되는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였던 진보 교육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정당 선거를 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지지기반과 고민을 가지고 경쟁하였던 두 후보의 단일화를 선거인단 모집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였지만 결국 100% 여론조사를 통해 진보 경기도교육감 후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비정규노동자에게 이중 고통을 줄 순 없지 않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의사를 선거인단 모집을 통한 모바일 투표로 반영하자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중의 고통이고 차별'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조직된 노동자라는 이유로 별도의 선거인단 등록과정 없이 선거권이 곧바로 부여받는데 반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직화가 어렵고 조직화율이 낮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의 하나인데, 조직화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선거인단으로 등록을 해야만 선거권이 부여된다면 그것은 이중의 고통이자 이중의 차별행위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면서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과 동등한 비율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에서는 여론조사의 객관성, 공정성, 합리성을 근본적으로 회의하고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이해가 안되는 것은, 여론조사가 좋은 방식이냐 아니냐를 떠나 여론조사가 객관성 공정성 합리성을 띠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여론조사를 일상적으로 실행하고 접하고 있는 정당에서 나오는 주장이라니. 여론조사를 진보신당이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양당이 공신력을 인정하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조사기관에서 수행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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