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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섭 칼럼] 오거돈 총장, 부산시장 '꿈'때문에 시민 어린 학생들 약속 "갈아 엎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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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섭 칼럼] 오거돈 총장, 부산시장 '꿈'때문에 시민 어린 학생들 약속 "갈아 엎나"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만나 선대본부장 요청받아 '고민'

측근들, 문 캠프 합류해야 나중 기회 오지 않을 수도 '위기감'

총장 취임 때 한 "10년 뒤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 보여줄 터" '1년 만에 갈아엎나'

교직원 학생들 반발, "우리와의 약속도 못 지키는 분이 부산시장?"

오 총장, 간부회의서 "문 캠프 합류 계획 없다"


"10년 뒤에 과연 누구의 결정이 옳았는지 보여주고 싶다.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다"

"계파로 나뉘고 극심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현실정치에는 나 자신이 맞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동명대 총장을 맡아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것이 훨씬 더 부산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를 지지해준 49% 77만여 명의 시민들에게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하며 현재 부산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총장이라고 생각한다"


▲ 오거돈 동명대 총장. ⓒ동명대
이상은 오거돈 동명대 총장이 지난해 이맘때 동명대 취임 후 한 중앙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오 총장은 이 자리에서 "부산시장에 세 번이나 도전했기 때문에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대학 총장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시장직 불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동명대 총장을 선택했고 대학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에 이바지하는 것이 절반에 가까운 부산시민들이 자신을 지지해 준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었다.

그러나 총장 취임 겨우 1년여 만에 오 총장은 정치 상황이 야권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자 여느 정치인들처럼 한순간에 시민들과 한 약속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경륜과 덕망으로 볼 때 현 야권 부산시장 후보로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로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한달음에 국민과의 약속을 밥 먹듯 뒤집어 버린다.

오 총장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시각은 정치인이 아닌 깨끗하고 능력 있는 최고의 행정가였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부산시민들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래서 낙선하는 것이 더욱 아쉬워서 세 번째 출마에서는 야당 출마자로서는 사상 최대의 지지율로 그에 대한 신뢰를 아낌없이 보냈었다.

이후 국립대학에서 미래의 인재들을 양성하는 그의 이미지 역시 그로 인해 더욱 빛났으며, 명문대열에 서 있는 대학은 아니지만 다시 학원으로 돌아가 "이 길이 부산시민들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던 그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빛났었다.

동명대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최근 간부회의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에 합류계획이 전혀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오 총장의 최측근 인사는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되면 총장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해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호시탐탐 재출마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측근들은 최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선대본부장직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측근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문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승리는 득표수의 차이가 있을 뿐 당선이 확실시되는 만큼 대선에서의 역할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산시장 후보로 직행하자는 것이다.

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정계은퇴성 발언에 대한 번복은 시장 당선으로 충분히 묻어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당선만 되면 과정에서 발생한 일은 의미 없다는 식의 한국식 정치관을 들이댄 정치적 논리다.

그리고 이면에는 이번에 거절하면 영원히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기도 하다.

민주당 부산시당 또한 부채질이 한창이다.

부산시당은 최근 오 총장 영입을 반대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극구부인하면서 거꾸로 '환영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그럼 그동안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사람에 대한 부산시민들은 정서는 어떨까.

세 번 낙선에 대한 동정과 부산시장을 지낸 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그리고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동명대 수천 명의 학생들과 수백 명에 달하는 교직원들은 어떠한가.

직전 설동근 총장이 선거에 나가 선거법 위반으로 감옥에 가는 것을 눈뜨고 지켜봤던 이들은 당시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학생들은 설 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그가 잘했던 잘못했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세 번이나 부산시교육감을 역임하신 분이 총장으로 부임한 데 대한 프라이드는 대단했었다.

그리고 그때 설 전 총장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자신들의 학원을 이용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었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국회의원에 출마, 끝내 영어의 몸이 돼 학교가 정치에 이용됐던 불명예스러운 선례를 남겼다.

그런데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정치적 풍랑 속으로 학교가 던져지는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교직원들도 입장은 더 갑갑하다.

교직원들이 오 총장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불과 1년 만에 시민들은 물론 학생들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분이 과연 부산시장에 적합한가"다.

오 총장의 나이 70세.

행정이란 것이 연속선상위에 있고, 시장 한사람 바뀐다고 시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조를 유지해나가면서 정책 지속성을 가지려면 최소 두 번 이상 연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갖는다고 볼 때 오 총장의 나이는 과연 부산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 총장은 현재 기자들의 사실 확인에 전화 응답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산시민들과 동명대 학생들에게 한 약속을 어떻게 할 것인지 빨리 밝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학의 총장이란 자리가 하루아침에 던지고 나가고, 직원 모집하듯 바로 채용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바로 민주당은 경선체제는 물론 대선체제로 바로 돌입해야 한다.

설사 기각이나 각하가 된다 하더라도 연말까지라는 시간은 한 대학의 미래가 걸린 총수를 맞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을 오 총장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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