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종인식 '무조건 날 따르라' 동의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확정 이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예비 후보는 서로의 리더십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통합'과 '적폐 청산'이 리더십의 열쇳말로 등장했다. 특히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과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의 포용력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4일 방송사 5개사가 생중계한 당 경선 토론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해 "이재명 후보는 사이다 발언이 유명하지만 반대로 안정감이 없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받는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안정감은 철학과 가치의 일관성에서 오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관련 입장 등을 겨냥해 "오히려 중대한 국가 문제에서 때에 따라 답이 다른 게 더 문제"라고 받아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을 말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문재인 전 대표의 포용력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의 방식이 정당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 당 방식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의 방식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안 지사는 김종인 전 대표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손학규, 김한길 전 의원, 박지원, 안철수 의원 등이 당을 떠난 점을 추가로 들며 문재인 전 대표에게 "통합의 리더십"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거듭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의 권력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그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우리 당 혁신 과정에서 혁신에 반대하신 분들이 당을 떠났다"고 반박했다.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을 두고는 나머지 세 후보가 공격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소연정은 공감하지만, 연정 대상에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것은 도저히 수긍이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시장도 "적폐 세력과 손을 잡고 적폐 청산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최성 고양시장도 "이를 테면 일제 시대에 독립 운동한 다음에 친일파, 독재 세력과 연정하는 것은 반대"라고 했다.

안희정 지사는 "국민 70% 이상이 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회에도 협치와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DJP 연합을 통해 외환 위기를 극복했다"고 반박했다.

곧 이어 안희정 지사는 이재명 시장에게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치를 하는 품 넓고 따뜻한 지도자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재명 시장은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 저는 이웃집과 잘 지내는데, 제가 청산하고자 하는 것은 이웃집에 숨은 도둑들이다. 범죄자와 함께 살 수 없다"고 답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웃집에 숨은 사람이) 도둑이 맞아도 도둑도 국민이다"라고 받아쳤다.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 주변에 친박 뉴스하던 분, 악덕 노조하던 분 등 기득권자들이 몰린다"면서 "이런 분들이 문 후보 주변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기득권이 될 텐데, 청산하고 내보내면 안 되냐"고 질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그 지적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면서 "사람을 부패한 기득권자, 친재벌이라는 식으로 딱지 붙이는 것은 우리가 늘 들어온 '종북 좌파' 딱지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도나 합리적인 보수까지는 확장하고 포용해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