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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자강론'에 손학규·박주선 '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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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자강론'에 손학규·박주선 '태클' 사드, 개헌, 4차 산업 등 각종 현안 포괄…민주당 비해 치열함은 없어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TV 토론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는 이른바 '연대론'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손 전 대표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선거 연합을 예로 들어 정치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안 전 대표는 변함없이 자강론을 주장했다.

20일 TV조선, 채널A, MBN, 연합뉴스TV가 공동 중계한 TV 토론에서의 첫 번째 공통 질문은 바로 '문재인 대세론에 대응하기 위해 대선 전 비문(非문재인), 비박(非박근혜) 세력 간의 연대가 추진돼야 한다고 보는지'였다. 여기에 손 전 대표와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 팻말을 들었고, 반면 안 전 대표는 혼자서 '×'를 들었다.

손 전 대표는 "정치 안정이 우선"이라며 "김대중 대통령도 DJP 연합으로 집권했다. 국민의당이 집권했을 때 우리 정치가 안정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 세력이 하나로 연대해서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 부의장도 "반부패, 반패권, 반 국정농단 세력이 함께 모여야만 '문재인 패권 세력'을 이길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연정이 필수"라고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원래 정당이란 것 자체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비전을 밝히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 중심으로 협치하는 모델이 선진국 모델이다. 그런데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믿어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연대론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특히 "다음의 3가지 연대론에 반대한다"며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연대, 특정 정치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 정치인만을 위한 무원칙한 연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대연정, 비문 연대, 개헌 연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대론에 대한 공방은 토론 후반까지도 이어졌다. 손 전 대표와 박 전 부의장이 안 전 대표를 협공하는 구도였다. 박 부의장은 "자강론을 주장했는데 어떤 자강을 보여줬나"라며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손 전 대표는 "정권을 잡으면 (박지원·천정배·정동영·장병완 등) 장관 지낸 우리 당 사람들에게 도로 장관 시켜 정권을 독자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며 "사전에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정권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연대·연정의 기본 정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죽음의 위기를 맞았지만, 정권을 잡기 위해 군사정부 2인자였던 JP와 손을 잡고 총리·경제부총리 자리도 줬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 작년 총선 때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 야권이 분열되면 새누리당이 200석을 얻는다고 했다. 그러나 저는 국민을 믿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 머리 꼭대기에서 '알파고' 수준의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응수했다.

안-손, 대선 동시 개헌엔 '힘들다' 한목소리…사드 배치는 또 설전

대선 전에 개헌안을 마련해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 모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며 "국민 공감대를 얻고 국민 의견을 반영하려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고 재강조했다. 손 전 대표도 "개헌특위가 개헌안을 마련하고 국회 절차 진행 중인 것은 그대로 진행됐으면 하지만, 대선과 함께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다음 대통령이 개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 부의장만이 "노력하면 가능하다"며 "솔직히 문재인·안철수 후보만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찬성 팻말을 들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손 전 대표가 안 전 대표를 향해 '왜 입장을 바꿨느냐'고 공세를 폈다. 손 전 대표는 "안 전 대표는 작년 7월에는 개인 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는 안 된다,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국민의당은 '철회' 당론을 결정했다"며 "그런데 작년 12월 3일에는 '사드 배치를 되돌리는 것은 외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고 올해 2월 1일에는 '정부 간 협약을 다음 정부가 뒤집는 것은 국가 간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안 전 대표가 사드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 확고한 자기 주관을 갖고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안 전 대표는 "국익이 최우선 기준이고,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에 최우선인 방법을 나름대로 말해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처음 사드 배치 발표할 때 적절하지 못하다고 한 이유는, 외교에서는 수순이 중요한데 정말 중요한 수순을 빼먹어 국익에 심각한 손실을 끼쳤기 때문"이라며 "이후에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상황이 바뀌면 정치인들은 거기에 따라 적절하게 국익에 맞는 입장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손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기도 했다. 손 전 대표는 "국민은 안정적 리더십을 바란다"며 "정치 초년생이 하는 것이 '새 정치'가 아니다"라고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주장한 새 정치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 무공천이었는데 결국 포기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탄핵 정국 당시 박지원 대표는 '12월 9일 탄핵'을 주장했는데 안 전 대표는 '12월 2일'을 주장했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하기보다 여론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게 아니냐"는 공격도 나왔다.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몇 년간 '압축 경험'을 넘어 '농축 경험'을 했다"며 "지난해 총선 때 돌파력을 발휘했다. 정당 역사상 3당 체제가 만들어진 게 몇 번 되지 않는다. 그것을 통해 제 정치적 돌파력, 능력, 리더십 모두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탄핵 정국 당시에 대해서는 "2일에 탄핵안을 상정하자고 한 것은 우리 국민의당이 통과에 모든 짐을 지기보다 오히려 민주당이 2일에 상정하자 했으니 우리는 협력하되, 선도한 민주당이 책임지고 통과시키라(는 주장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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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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