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47.6%,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17.9%,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13.2%, 정의당 심상정 후보 12.7%,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8.2% 순으로 지지를 보냈다. 20대의 선택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문재인을 가장 지지한다. 둘째, 홍준표는 절대 안 된다. 셋째, 심상정, 유승민을 각각 진보와 보수 진영의 새 대안으로 선택했다.
30대는 어떨까. 30대 지지율은 문재인 56.9%, 안철수 18.0%, 홍준표 8.6%, 유승민 8.0%, 심상정 7.4% 후보 순이다. 30대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20대(47.6%)보다 10%포인트가량 올라간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최고점을 찍었다.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도 눈에 띈다. 심상정 후보는 정확하게 연령과 지지율이 반비례했다. 20대에서 12.7%, 30대 7.4%, 40대 7.0%, 50대 4.5%, 60대 1.6%, 70대 이상에서 0.9%를 받았다. '헬조선'에 대한 분노한 20대는 '언제나 당신 편'이라는 심상정에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안겨줬다.
홍준표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 정반대로 정확하게 연령과 지지율이 정비례했다. 홍 후보는 20대에서 8.2%, 30대 8.6%, 40대 11.5%, 50대 26.8%, 60대 45.8%, 70대 이상에서 50.9%를 받았다. 30대에서는 적어도 심상정 후보를 제치고 4위는 했던 홍준표 후보는 20대에서만 유독 5명 후보 가운데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다.
20대는 유승민 후보에게도 희망을 걸었다. 흥미로운 점은 유승민 후보도 심상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연령과 투표율이 반비례했다는 것이다. 20대는 '빨래는 하늘이 정해준 여성의 일'이라거나, '박근혜 사면'을 얘기하는 홍준표 후보를 "상식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20대는 새로운 보수정당의 유승민 후보에게 기회를 줬다.
정리하면 이렇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며 20대와 30대는 '촛불 집회'에 나가면서 "이게 나라냐"고 외쳤다. 두 세대 모두 '헬조선'에 신음한다. 취업과 결혼 포기를 강요당한 세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와 희망을 빼앗긴 이들은 확실한 정권교체와 함께 될성부른 정당과 후보에게 투자해 미래의 씨앗까지 심어놨다. '헬조선'에 대한 분노가 '정권 교체, 그 너머'까지 고려한 선택을 한 셈이다.
당선이 확정된 문재인 후보는 '촛불 정국'의 상징인 광화문으로 향했다. 궂은 날에도 많은 젊은층들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그 환호가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에 무거운 숙제를 얹었다. 젊은층이 강탈당한 희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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