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5.18 재판, 늘 짐이 됐다. 죄송하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 판사로 재판한 것을 두고 "당시의 경험은 평생 괴로움으로 남아 있다"며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1980년 무렵 군 검찰관으로 주검을 검시했고, 군 판사로서 민주화 운동 재판을 했다"며 "(당시 재판은) 판사로서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들었던 내면의 거울이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5·18 당시 버스를 운전해 경찰 4명을 숨지게 한 시위대 버스운전사에게 사형을, 시민군에 참가한 여고생에게 징역 1년을, 계엄군이 대검으로 여성을 살해했다고 알린 마을 이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버스운전사는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판결받았다.

김 후보자의 5.18 재판 관련 사과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판결의 잘못이) 오로지 후보자에게만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헌재소장이라는) 막중한 지위를 생각했을 때, 철저한 자기반성과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재차 "5.18은 저에게 굉장히 괴로운 역사"라며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당시 군복무 중 법무관으로 있으면서 내린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네 명의 경찰관이 돌아가셨고, 이들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또한 주어진 실정법을 넘기 어려웠다"고 당시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제 판결의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재차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는가"라는 질문에도 김 후보자는 "그렇다"며 "평소에도 5.18 운동을 재판했다는 자체가 떳떳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에게 늘 짐이 됐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5.18 판결이 자기에게 미친 영향을 두고도 "법관 생활을 하면서 계속 저를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 됐다"며 "헌법수호, 그리고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무자비한 인명살해 행위가 벌어진 현장에 있었다는 경험, 그리고 (5.18운동의) 재판 경험은 당시 제가 앞으로 법관이 된다면 이런 문제를 경계하고 (권력이) 남용되는 것을 지적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