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청와대는 용산기지 부지에 들어설 공원까지 포함하는 '서울 역사문화벨트 사업'을 언급하며 어떤 것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해, 이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도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연합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기존 합의를) 변경한다는 것은 전혀 들은 바 없다"며 "변경이 있었다면 왜 변경됐는지 문의나 확인이 있었을 것 아니냐. 뭘 결정하거나 '이렇게 하겠다'고 보고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날 <아시아경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국방부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연합사 본부의 용산기지 잔류를 전면 재검토하고 현재 (국방부 청사 부지의) 합동참모본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임 실장이 한미연합사 관련 지시를 한 적은 없다"며 "전작권 환수가 이뤄질 때까지 필수 인력을 놓는다(는 한미 기존 합의 내용에 대해), 검토하는 단계이지 추가 논의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선 공약인 '역사문화벨트 복원 사업'은 청와대부터 용산기지까지 연결하는 공원화 사업"이라며 "그 프로젝트 과정에서 용산기지와 관련된 여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 임종석 실장이 (국방부에)'보고해 달라'고 했다. 그 자리는 어떤 것을 결정하거나 지시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듣는 자리였다"고 배경을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한미 양국은 앞서 2004년 서울 용산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으나, 지난 2014년 전시작전권 반환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미연합사는 용산기지가 반환되더라도 현재의 기지 부지에 속한 곳에 그대로 두기로 했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미 워싱턴D.C.에서 이뤄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합의 내용이었다. (☞관련 기사 : 한미, 전작권 전환 '무기한 연기'…군사주권 포기)
이에 따라 용산기지를 공원화한다는 기존 계획에서도 한미연합사 본부 건물 예정지와 미8군사령부, 미 대사관, 미군 헬기장, 드래곤힐 호텔 등은 제외되는 것으로 이해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 4월 24일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그곳엔 뉴욕 센트럴 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이 조성될 것"이라며 "그러면 북악에서 경복궁, 광화문 종묘, 용산, 한강까지 이어지는, 역사·문화·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벨트가 조성이 되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거리가 되고, 우리 수도 서울은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통령 공약인 '역사문화벨트' 사업을 앞두고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연합사를 꼭 용산기지 부지 안에 둬야 하나' 하는 검토를 하기 시작한 정황이 보도된 것은 눈길을 끌 만하다. 다만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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