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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김명수 '인질극'…자유한국당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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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김명수 '인질극'…자유한국당만 웃는다 청와대-국민의당, 여론 아랑곳없이 자해적 감정싸움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거취 문제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표결 문제가 볼썽사납게 뒤엉켰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정확하게는 국민의당)의 찬성표가 확보돼야 박성진 카드를 접겠다는 눈치다. 청와대는 14일 오전까지 박 후보자 거취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전날 입장을 유지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이날 송부됐음에도 청와대는 임명 여부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뗑깡' 발언 사과를 요구하며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에 제동을 걸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추 대표의 사과가 없는 한 민주당과 (김명수 임명동의안 상정을 위한) 어떠한 절차적 협의도 없다"고 했다.(☞관련 기사 : 국민의당 "추미애 '뗑깡' 발언 사과 없이는 김명수 협의 못해")

박성진 후보자는 여당도 부적격으로 판단한 인사다. 청와대도 낙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김명수 후보자는 이틀간의 인사청문회에서 특별한 흠결이나 부적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다. 색깔론을 퍼부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 청문위원들이 오히려 눈총을 받았다.

정치 상황이 정상적이라면 박성진 후보자는 진작 자진사퇴를, 김명수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 후 국회 표결 처리를 낙관해야 할 시간이다. 이 시간에 청와대는 '버리는 카드'로 시간을 끌며 김명수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반면,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를 인계철선 삼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파동에 따른 후폭풍을 돌파하려는 모양새다. 일종의 상호 인질극이다.

국민의당이 추미애 대표의 '뗑깡' 발언을 고리로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의사일정에 응하지 않을 방침을 밝힌 데 따라 청와대도 박성진 후보자에 대한 거취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이 예정된 문 대통령이 귀국 할때까지 인사 문제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같은 양측의 감정 싸움은 자해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김이수 부결에 편승한 국민의당은 호남 민심 악화로 전전긍긍이다. "김이수와 김명수 두 사안은 전혀 별개"라면서도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문제를 사실상 결부시킨 이상, 정부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청와대는 박성진 카드를 손에 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과학계와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된다. 국민의당과 기싸움 벌이느라 김이수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후보자까지 부결될 경우 정치적 부담은 물론이고 사법개혁 로드맵 자체를 새로짜야 할 판이다.

상황을 즐기는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김이수 부결을 주도했음에도 후폭풍은 자유한국당을 비껴갔다. 박성진 후보자를 타깃으로 청와대의 인사실패를 추가 공격하는 한편,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색깔론을 퍼붓고 사퇴를 요구하며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예봉을 꺾으려는 기세다.

이 같은 문재인 정부 인사 난항에 따른 반사이익과 함께 정책적으로 현실성 없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이슈화에 성공시키면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3주 째 오름세를 이어갔다.(☞관련 기사 : 文대통령 '잘하고 있다' 67%…1달만에 5%P 하락) 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당이 친문-비문 집안싸움을 벌이는 동안 새누리당이 정국을 주도하던 때와 비슷한 상황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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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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