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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블랙리스트' 김규리 "자살도 시도했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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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블랙리스트' 김규리 "자살도 시도했다" 오열 "10년 간 고생했는데, 허탈하더라. 이게 뭐라고…"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배우 김규리 씨, 방송인 김제동 씨, 코미디언 김미화 씨 등이 그간 겪었던 심적 고통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돼야 했다.

23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은밀하게 꼼꼼하게-각하의 비밀부' 편에 출연한 배우 김규리 씨는 자신이 자살시도까지 했었다고 말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김규리 씨는 블랙리스트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규리 "계속 죽으라 하니깐 (자살을) 시도했다"

김규리 씨는 지난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촛불 시위 지지 글을 개인 SNS에 게재했다. 당시 김 씨는 "이제 곧 세계가 피하는, 자국민들조차 피하는 미국산 소가 뼈째로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한다"며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글을 통해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한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표현 때문에 전체의 맥락 대신 비유로 사용한 '청산가리'라는 단어 하나만 회자됐다.

김 씨는 "청산가리 하나만 남게 해서 글을 왜곡한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그 누군가는 10년 동안 가만히 있지 않고 내 삶, 내가 열심히 살고 있는 일상 속에서 나를 계속 왜곡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그 누군가'가 국정원이었다는 사실에 허탈해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 문건이 나왔는데 몇 자가 안 되더라"라며 "나는 10년 동안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허탈하더라. 이게 뭐라고, 이게 뭔데"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김 씨는 "(사람들이 내게) '너 왜 아직 안 죽었어? 죽어 죽어 죽어'. 계속 죽으라고 하니까 진짜 (자살을) 시도했었다"면서 지난 10년이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고백하면서 오열하기도 했다.

김미화 "내가 좌파? 어려운 분과 웃고 싶었을 뿐"

최근 이와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한 김미화 씨는 "짐작은 하고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 모두에게 지난 9년 사이에 희한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뭔가는 있구나 싶었다"며 그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8년 간 DJ로 활약했다. 하지만 MB정권으로 바뀐 뒤, 돌연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김 씨는 "당시 '본부장님이 '미화 씨가 시사 프로를 맡는 걸 원치 않는다. 내려가라'고 했다"며 "또한 MBC 김재철 사장이 '라디오가 시끄럽던데 김미화 씨 MBC에 다른 좋은 프로그램 있으니 골라봐라' 그렇게 이야기 하더라. 굉장히 압력으로 느껴졌다"고 당시 하차 과정을 설명했다.

김 씨는 자신을 두고 '좌파'라고 언급한 'MB 블랙리스트'를 두고는 "모르겠다. 나보고 좌파란다. 어려운 분들 있으면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또한 내가 코미디언이니까 그들과 함께 웃고 싶을 뿐이었다. 그게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제동 "국민은 정부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추모제 사회를 맡을 때를 언급하며, 자신이 당시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고 밝혔다.

김 씨는 "(당시 국정원 직원이)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에) 안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며 "그러면서 '걱정돼서 그런다. VIP께서도 걱정이 많으시다' 하더라."라고 압박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는 "그들은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라며 "그것은 어떤 정권이든 간에, 그 정권이 바뀌고 다른 사람들, 다른 정권으로 바뀐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은 정부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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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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