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이 연장됐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모두 끝날 때까지 사실상 계속 구치소 신세를 질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공판이 끝난 뒤 비공개 재판부 회의를 열어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구속 연장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10일 공판에서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주 내로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만약 발부된다면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등 일반적인 사안이 구속 사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속 연장이라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재판부는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재판부는 10일 재판에서도 "한 주에 네 번씩 공판하면서 신속한 심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최초 구속영장 만기가 다가오는 때까지 마치지 못했다"며 "심리해야 할 공소사실 규모가 유래없이 방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소장도 150쪽 넘고, 공소사실 혐의 역시 크게 분류해도 16개에 달한다"며 "진술해야 할 증인이 300명 가량 남은 상황이다. 구속 만기인 10월 16일까지 심리를 마치기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지난 3월 31일 구속해 4월 17일 재판에 넘겼다. 박 전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비롯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를 포함한 592억 원대 뇌물수수 등 18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26일, 첫 구속영장 발부 당시 적용되지 않은 롯데와 SK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구속 연장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기소 단계에서 새로 적용된 혐의와 관련해 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는 만큼, 구속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임에도 검찰 소환에 불응한 점, 헌법재판소 심판에도 불출석한 점, 발가락 통증 등을 이유로 3차례 재판에 불출석한 점 등을 지적하며 구속 연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핵심 사항 심리는 이미 마쳤으므로 더 이상 구속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추가 구속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점 등을 들어 석방을 촉구했다.
이날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 영장을 발부하면서 박 전 대통령 구속 기간은 최장 내년 4월 16일까지로 늘어났다. 검찰이 11월 안으로 증인 신문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재판이 종반에 접어들었지만 선고 시기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연장 기한인 내년 4월 전까지는 재판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모두 끝날 때까지 구치소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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