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LGBT는 아는데, QIA는 뭐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LGBT는 아는데, QIA는 뭐지? [LGBT 차별을 넘어] 성적 소수자 용어 정확히 알기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성적 소수자 관련 법과 제도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은 여전하다.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 등을 이유로 성소수자가 부당하게 취급당하는 일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성적 소수자로 공개된 이는 사회적인 낙인의 대상이 되면서 크고 작은 고통과 문제를 안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성적 소수자를 깊이 이해하면서 그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인 지원 방안이나 보호책 마련이 절실하다.

성적 소수자와 성적 다수자를 구분하는 데는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 연애 또는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대상으로 이성, 동성, 양성, 무성 등으로 구분된다),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 ; 성적 매력을 느끼는 대상에 따라 이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면 이성애자 등으로 구분된다), 성 정체성 또는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 ; 주관적으로 느끼고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이라는 특성) 등의 개념이 사용된다.

성적 소수자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표현하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성적 소수자(sexual minority)는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Lesbian), 남성 동성애를 가리키는 게이(Gay), 남녀 모두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양성애자(Bisexual), 출생 시의 성과 사회적으로 생활하는 성이 다른 트랜스젠더(Transgender), 젠더 퀴어(Gender Queer ; 양성애와 이성애 범주에 속하지 않는 성적 특성을 지닌 사람), 또는 제3의 성 등의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이를 통칭한다. 이는 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면서 사회적 다수인 이성애자(heterosexual) 또는 시스젠더(cisgender)와 비교되는 말이다.

성적 소수자 개념은 지역이나 공동체, 또는 개인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중인데, 그 이유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성적 소수자 집단이 존재하고 새로운 성적 특성이 별개의 개념으로 확립되면서 새로운 용어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적 소수자를 지칭하는 축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의 하나가 LGBT인데, 이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첫 단어로 만들어졌다.

최근 들어 LGBTQIA가 등장했다. 이는 LGBT가 확장된 것으로, 자신의 성적 특성을 꼭 집어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워 queer, questioning, intersex, asexual의 첫 단어들을 연이어 붙인 것이다. 퀴어(Queer)는 원래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명칭으로 쓰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LGBTQIA 대신 성소수자 모두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때때로 LGBTQ가 모든 성적 소수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퀘스처닝(Questioning)은 자신의 성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고, Intersexaul은 사람 한 몸에 남녀 성기가 같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Asexual은 무성애자(성적 충동이 없는 사람으로, 성적 매력을 주거나 느끼지 않고, 성적 자극에 반응하지 않으며, 성적 파트너와 배타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 사람)를 일컫는다.

성소수자를 가리키는 또 다른 두문자어(頭文字語)는 젠더 및 성적 정체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GSM (gender and sexual minorities), 좀 더 광범위한 성적 지향과 그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을 포함하는 LGBTQ+ 등이 있다. 이 밖에 성적 소수자와 관련해 서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 몇 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androsexual : 남성 또는 남성다움에 성적, 감정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상태.
androgyny : 남성과 여성적 요인을 포함한 성적 표현.
Transsexual(성전환자) : 젠더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거나 태어날 때의 성과 문화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
transman : 태어날 때의 성인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
transwoman :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
two-spirit : 남녀 두 개의 젠더 정체성의 자질을 갖고 있거나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
Ally : LGBTQ+공동체의 친구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사람.
Pansexuality(범성욕주의) : 상대방이 어떤 선천적 성을 지녔거나 젠더 정체성을 지닌 것을 구분치 않고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
Agender : 관습적인 젠더 정체성과 자신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Pangender : 자신을 모든 젠더 정체성을 지닌 것으로 여기는 사람. gender queer와 많이 겹치는 단어.
Bigender : 자신이 여성과 남성 젠더 정체성 사이에 속하거나 행동한다고 여기는 사람.
straight : 이성애자(heterosexual)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한편, 성적 소수자에 대한 분류가 다양하고 그 경계가 애매해 모든 LGBTQ를 정확하게 분류하기 어렵고, 실제 많은 연구에서도 이들에 대한 분류가 두리뭉실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의 경험이나 행동 등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미 <워싱턴포스트지>의 2017년 지적도 참고할 법하다.

예를 들어 많은 연구가 레즈비언과 양성애 젊은이의 행동 양식 차이를 무시하거나 성적 정체성과 성 정체성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한다. 게이 청년층이 이성애 청년층보다 자살을 더 자주 생각한다는 점과 실제 그들이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은 무시된다. 성소수자의 경험을 기술하면서 성적 정체성과 인종이나 사회적 적응력 등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는 언급되지 않는다.

성적 소수자를 조사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학생 등인데, 이들이 전체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이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노숙자와 같은 극빈자는 대학생과 처지가 다르다. 성적 소수자를 분류할 때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 성적 정체성, 성 정체성은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결국 LGBTQ에 속하는 성적 소수자는 매우 다양하고, 이 다름은 과학적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며, 이를 미디어가 보도할 때 조사 결과의 한계 등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LGBTQ에 대한 과학적 조사나 기술에서 해소되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점과 함께 LGBTQ 청소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학교의 정책, LGBTQ 성인의 결혼이나 직장에서의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 정책 등이 실제 어느 정도의 효율성이 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이 규명되어야 한다.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도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 등에 대한 사회적 수용의 폭이 확대되는 동시에 성적 소수자 차별이나 억압, 소외와 같은 현상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런 부적절한 사회 현상을 개선하려는 법과 제도 등이 도입되고 있으나, 자신을 LGBTQ라고 커밍아웃한 젊은 층이 당하고 있는 부당한 고통, 차별 등은 아직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이 부당하게 취급당하는 일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성적 소수자 이해를 깊게 하면서 그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인 지원이나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살필 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책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부 당국이 성적 소수자의 존재를 공문서에 반영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고 범사회적 차별방지법이 여전히 제정되지 않아 LGBTQ가 당하는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 전체 사회가 민주화되려면 사회적 소수자, 약자 등의 권익이 사회적 다수인 보통사람 수준으로 맞춰져야 한다.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 성적 소수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는 민주 사회가 아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