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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이 밝힌 남북 정상회담 최대 난관은… '비핵화' 의미, 18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는 이번 회담의 최대 난관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명시할 것인지를 꼽았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 내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북한의 핵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고도로 발전한 시점에 비핵화를 합의한다는 것은 1990년대 초 또는 2000년대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며 "이 점이 이번 회담을 어렵게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 26일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 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임 위원장이 밝힌 '1990년대 초 또는 2000년대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란 1991년 남북 간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와 2000년 조미공동코뮈니케 등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를 비핵화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을 제거"하겠다고 합의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북한과 미국은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또 2000년 조미공동코뮈니케에서 북미 양국은 "조선반도의 비핵평화"를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합의나 발표는 모두 북한의 미래 핵 보유을 막기 위한 일종의 '선언'이었다. 지금과 같이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을 폐기하기 위한 선언이 아니었다. 임 위원장이 밝힌 "회담을 어렵게 하는 점"은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 치러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명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3월 5일)에서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남북) 양 정상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이걸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위원장은 "결국 내일(회담에서)의 핵심 부분은 정상 간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 문제가) 남북 간 회담에서 전부 완료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며 "준비하는 참모진의 바람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나아가서 그게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걸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비핵화와 관련해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비핵화라는 표현을 쓸지, 아니면 북한이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 폐기나 핵 군축이라는 표현을 쓸지도 쟁점이 될 수 있고, 비핵화라는 용어를 쓴다면 수식어를 무엇으로 붙일 것이냐, 예를 들어 '완전한' 비핵화가 들어갈 것인지의 부분도 남북 간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한이 자신들의 핵뿐만 아니라 미국 핵의 한반도 전개 문제도 거론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 대표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나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 미국의 핵 위협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은 미국의 핵 위협도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만의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정하건대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까지 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완전한 핵 무기 폐기를 지향한다는 정도의 내용이 명시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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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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