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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했다는 홍준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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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했다는 홍준표, 정말? "인물, 조직, 정책을 모두 혁신했다"?
6.13 지방선거를 향한 선거운동이 개시된 31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당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낡은 인물들을 청산했고, 낡은 제도와 조직을 개혁했고, 낡은 정책들도 모두 혁신했다"며 "기득권은 모두 내려놓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들로 그 자리를 채워 놓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홍 대표의 주장은 '홍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는 일반적 평가와 차이가 크다.

첫째, "낡은 인물들을 청산했다"는 홍 대표의 발언은 선뜻 수긍하기가 어렵다. 당내 '친박계'가 몰락한 것은 맞지만,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올드보이 논란에 휩싸였다. 충남도지사 이인제 후보, 경남도지사 김태호 후보가 그 예다. 이인제 후보는 6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3번 대선을 나갔고, 1번 도지사를 역임했다. 김태호 후보는 2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2번 도지사를 역임했고, 총리직에 지명되어 낙마된 적이 있다. (☞관련기사: '올드보이의 귀환'이 '노인 모독'이라는 한국당 무리수)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중, 부산시장 후보인 서병수 현 시장,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현 시장, 대전시장 후보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 울산 시장 후보인 김기현 현 시장 등도 새로운 인물로 보기 어렵다.

둘째,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았다"라는 홍 대표의 발언도 최근의 국회 현실이 뒷받침하지 못한다. 자유한국당 소속 염동열, 홍문종 의원을 두고 본회의에 회부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방탄국회 논란을 일으켰다. 본회의에 강원랜드 채용비리 외압수사 논란이 인 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올라와 있지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는 열고서 본회의를 여는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방탄의원단', 홍문종·염동열 체포동의안 부결)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은 지난 28일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29일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임기가 만료되면서 다음 원 구성 이후로 표결이 미뤄졌다. 국회의장 없이는 체포동의안 표결이 불가하고, 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사무총장은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소집 권한만 있다.

6월 13일 지방선거와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국회는 7월 이후에나 제 기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다음 원 구성을 마치고 국회가 휴식기를 끝낼 때까지 계류될 여지가 있다.

셋째, "낡은 제도와 조직을 개혁했다"는 홍 대표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다. 홍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전략공천을 강행했다. '홍준표 사당화' 논란이 나온 이유다. 홍 대표는 지난 2월 2일 당헌당규를 개정하며 "당원이 참가하는 상향식 공천이 되어야 한다"며 "당원 중심의 후보자를 뽑고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창원시장 후보로 측근으로 알려진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단수공천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다가 탈당했다. 입당한 지 한 달도 안 된 배현진 전 앵커와 길환영 전 사장을 각각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과 충남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됐고 해당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관련기사: 한때 홍준표의 심복, 이제는 "부산의 조원진")
이에 나경원 의원은 3월 20일 간담회에서 "과거에 홍 대표가 혁신위원장을 맡고 나는 혁신위원으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했었는데, 지방자치 단체장을 대통령 후보와 똑같은 수준으로 경선하자는 원칙조항을 뒀다"며 "당 대표의 닫힌 리더십으로 공천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고 홍 대표를 비판했다. (☞홍준표 '말폭탄'에 反홍 발끈 "바퀴벌레가 연탄가스에 죽나?")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자유한국당 공보실은 기자회견장에 모인 기자들에게 홍준표 대표는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오늘은 질의응답을 안 받고 이걸로 끝내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홍 대표의 페이스북에도 개재됐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자유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들어가 있다"며 "혁명적인 변화를 겪지 않고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궤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지경까지 가야 보수세력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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