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양성애자의 커밍아웃은 동성애자보다 힘들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양성애자의 커밍아웃은 동성애자보다 힘들다 [LGBT 차별을 넘어] 이해받지 못하는 양성애
27. 양성애자는 동성애자보다 커밍아웃 하기 힘들어

가족은 동성애나 양성애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정체성이 불완전할 때 가족과의 관계는 큰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성적 소수자라는 사실에 가족이 수용적이냐, 부정적이냐에서부터 커밍아웃 과정 등에 가족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녀가 성적 소수자임을 인지한 후 이 사실을 수용하는 부모도 있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자신의 생각에 따라 시정하려고 노력하는 부모도 있다. 대개의 경우 부모는 자녀의 성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자녀를 다그치고, 이는 부모 자식 간 충돌로 이어진다.

부모가 자녀의 성 정체성 고백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그리고 아우팅 순간 자녀를 대하는 이론적 지식이나 방식을 알고 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부모들이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녀의 성 정체성이 발생한 원인 등을 파악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며 몇 가지 사항을 조언한다.

우선 부모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녀가 성적 소수자라는 사실에 대한 충격이나 슬픔, 분노 등을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자녀를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갖도록 한다. 그리고 자녀가 성적 소수자가 된 원인이 유전 또는 호르몬에 의한 것인지, 환경의 영향인지를 전문가를 통해 파악하고, 자녀가 성적 소수자가 확실할 경우 주위에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려야 할지를 전문가, 자녀와 같이 의논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부모나 자녀들은 사회적 인식이나 고정관념을 크게 의식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등의 문제에 당면한다. 특히 양성애자는 동성애자보다도 사회적 인식이나 고정관념 등이 부정적이라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양성애 정체성은 대중에게 과도하게 성적인 측면으로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 조사에서 양성애 정체성은 쉽게 무시되거나, 동성애의 하나로 처리되는 일이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가정에서는 자녀가 양성애자임을 고백해도 이를 동성애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자녀들도 외부에 양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라고 밝히는 경향이 많다. 이에 따라 양성애자가 커밍아웃 할 때 게이, 레즈비언과 같은 동성애자와는 다른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충고했다.

미국의 양성애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은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의 에밀리 카지아크 교수가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밝힌 4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그 결과는 2015년 4월 과학전문지에 실렸다. 연구 결과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커밍아웃 시 사회문화적 인식이나 고정관념에 양성애자가 영향을 받는 정도는 동성애자보다 더 크다. 양성애자들은 동성애자와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때 가족 등이 지니고 있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양성애자들이 특히 곤란했던 것은 '성소수자는 게이 아니면 레즈비언'이라는 흑백논리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양성애자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가 뭔가 착각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양성애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 때문에 커밍아웃을 누구에게 할지 고민했고, 고심 끝에 가족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아도 가족들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시도하는 등의 문제를 겪었다. 그 때문에 일부 양성애자들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거짓 커밍아웃하는 쪽을 택해야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